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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중국 / 백두산

Day-1
12일(토) : 인천항, 대련행 대인훼리 탑승

Day-2
13일(일) : 대련 도착, 반쪽짜리 자유여행

Day-3
14일(월) : 대련, 반쪽짜리 자유여행


Day-4
15일(화) : 단동으로 이동, 압록강 유람선, 고구려 박작성, 집안으로 이동


Day-5
16일(수) : 집안 고구려 유적지(환도산성, 산성하고군분, 장군총, 광개토대왕비), 압록강 모터보트, 림강 야시장, 백두산 근처 송강하로 이동

Day-6
17일(목) : 백두산(금강대협곡, 천지), 통화로 이동, 야간열차 탑승


Day-7
18일(금) : 대련 도착, 반나절 자유여행, 인천행 대인훼리 탑승


Day-8
19일(토) : 인천 도착



기본적으로 패키지여행보다는 내 마음 가는대로 움직일 수 있는 자유여행을 선호한다.
게다가 좋은 잠자리보다는 비용을 덜 들이는데 신경을 쓰기 때문에 에어텔도 이용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별 망설임없이 '패키지투어'를 선택한 건, 내가 밟고자 한 땅이 "중국"이었기 때문이다.

중국 중에서도 관광 정보가 많고, 영어도 (조금은) 통할 것 같은 도시쪽으로 가는 게 아니라
한국인이 거주했던 곳 위주로, 변두리 시골 쪽으로 가려는 거라서.. 특히 더 미지의 세계였다.
(다녀온 지금 생각해도 여전히 미지의 세계다.. -_-; 가이드 따라 다녔기 땜시;;;)

백두산까지 자유여행으로 움직이려면 일단 준비하는 것부터 상당히 어렵고 귀찮은 일인데...
중국어는 하나도 모르고, 중국의 문화에도 익숙하지 않았던 걸 생각하면 패키지투어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렇지만 만약 중국어를 어느 정도 구사할 수 있다면, 더 강렬한 여행의 기억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기꺼이 투자할 마음이 있다면, 역시 자유여행을 추천한다.

한국인끼리 떼거지로 대형버스를 타고, 관광지만 콕 찍어 서는 것 보다는
실제 그 나라 사람들이 사는 것을 더욱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자유여행이 아무래도 백배 낫다.

특히 이번 여행을 통해 느꼈던 '단체관광'의 가장 큰 불편함은 내가 원하는 만큼 여행지를 느끼고 즐길 수 없다는 점이었다.

지나는 길이라도 마음에 들면 잠시 머물렀다가는 건 당연히 사치인데다가, 버스가 정차한 관광지에서조차 여유롭게 둘러볼 수 없고 후다닥 슥 지나치듯 보고는 다시 버스로 돌아와야 했다.

이를테면, 고구려 박작성 꼭대기에 올라가서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잠시 아래쪽 풍경을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는 거다. (실제로 고구려 박작성에 갔을 때는 비바람이 몰아쳐서 그럴 수도 없기는 했다만;) 꼭대기를 찍고, 마음 속으로 야호- 한 번 외치고, 이내 다시 내려가야하는... 그런 쫓기는 듯한 여행. 뭔가 반쪽만 보고 가는 기분이었다. 일행들로부터 뒤쳐지지 않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고 느끼기보다는 그저 앞으로 앞으로 전진하는 게 목적인 듯한 여행이라고 할까.

나는 자유여행을 떠날 때조차 빡빡하게 일정을 세우지 않는 편이다. 가보고 싶은 곳을 대략적으로 알아보고, 위치만 확인해 둔 후 떠난다. 오전에 A 지역에 구경을 나갔는데 생각보다 오래 둘러보느라 원래 가려던 B 지역에 가더라도 시간이 넉넉치 않아 충분히 볼 수 없을 거 같아지면, 알아본 장소 중에 근거리에 있는 지역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B 지역에 꼭 가고 싶으면 내일 가거나, 아니면 포기한다. -_-; 뭐.. 내 여행은 그런 식이다.

당연히, 이번 여행에서는 전혀 그럴 수 없었다. 마음에 드는 곳이라도 내 맘대로 조금 더 머무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 '단체관광'이란 그런 거였다. 그래서일까.. 다녀온 직후에는 아쉬움도 좀 많이 남아 있었다. 관광지보다도 이동 중간 중간 잠시 내려서 둘러보고 싶은 곳이 많았기에.

또, 이번 여행은 유적지, 관광지를 위주로 둘러보는 일정이라서 중국 문화, 중국 사람을 많이 접하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것도 아쉬운 점이다. 백두산! 이거 하나만 바라보고 시작한 여행이라, 깊게 생각을 안 하고 떠난 탓이기도 한데.. 나는 본래 잘 정돈된 관광지보다는 평범한 사람들 모습 보는 걸 더 좋아라 한다. 16일 저녁을 먹었던 림강 야시장은 그래서 기억에 남는다. 버스에 문제가 생겨, 다른 버스가 도착하길 기다리느라 예정에 없이 섰던 장소인데.. 야시장을 둘러보면서 중국 사람들을 가까이 볼 수 있었기 때문.

림강 야시장을 제외하면, 북한 말투처럼 느껴지는 조선족 가이드와 북한어 같은 한글 간판 때문에.. 중국이 아니라 마치 '북한'에 온 것 같은 기분일 때도 많았다;;

그래도 다시 떠올려보니, 중국스러운(?) 사건 사고 때문에 추억할 꺼리가 부족하진 않은 듯 싶다. 지난 여름엔 '배'로도 다른 나라를 갈 수 있다고?-에 너무 꽂혀서;; 무작정 배를 타고 떠났지만, 언젠가 비행기(대련까지 1시간)로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 천지를 못 보고 내려오기도 했고; 훗.

보고 싶었는데... 백두산 천지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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