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 왜 백두산을?
회사를 그만둘 무렵, 그러니까.. 6월 초-중순쯤에
'1박2일'팀이 백두산에 간다는 얘기를 들었다.
'불쑥' 다녀오게 된 나의 중국행은 여기에서 시작된거다. ^_^;;
'1박 2일'이 백두산 간다니까 나도 가야지~♬' 라는 것 보다,
"에? 백두산도 관광을 할 수 있어?"라는 것이, 말하자면, 그 소식을 들은 나의 첫 느낌이었다.
TV 프로그램을 통해, 백두산으로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기 전까지는,
사실, 단 한 번도 '백두산'이 여행지가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
백두산이라고 하면 우리나라'만' 떠올랐다. 우리 것이지만 갈 수 없는 땅에 있는 산이라고만 생각했다.
백두산이니 천지니 너무도 익숙하게 입에 올릴 수야 있지만, 나 같은 일반 평민(?)의 손에 닿을 순 없는 거라고.. 그저 그렇게만 생각해왔다.
'1박2일'에서 백두산을 오른다는 얘기를 듣고 나니 그제서야 깨달은 것이라는 게 사실은 고작, '중국 길을 따라서도 백두산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내가 워낙 중국 쪽으로는 무지했던 탓이다. 혹은 북한에 무지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남쪽의 평범한' 사람들도 백두산에 갈 수 있다는 걸 뒤늦게 알자마자, 여행사 사이트에 들어가봤다.
오호라- '1박 2일' 덕분인지 마침 백두산 패키지 상품이 첫 페이지에 올라와있다. 선박을 이용한 상품이라서 그런지 가격도 꽤 저렴하다. 어차피 중국어는 니하오, 씨에씨에 밖에 모르는 데다가, 이것저것 직접 알아보고 준비하기도 귀찮고 해서, 가게 되다면 그냥 패키지 단체관광 상품으로 다녀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일단 백두산도 여행지 후보에 올려둔 상황에서, 여차저차 제주도를 다녀오게 됐다.
제주도에서 돌아온 즈음부터 TV에서는 '1박2일'팀의 백두산을 향한 여정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회사도 그만둔 주제에 -_-; 있는 돈 꽁꽁 싸매어 아껴써도 모자랄 판에, TV에서 자꾸 백두산 어쩌고 하니까 자꾸 나도 한 번 가보고 싶은데.. 라는 생각이 꼬물꼬물 피어 오른다.
앞으로는 이렇게 대놓고 회사를 그만두고 놀기도 쉽지 않을 텐데, 서른 전에 한 번 가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지금이 기회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백두산 가보겠냐며, 스스로를 설득해가며 -_- 다시금 여행사 사이트를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5박 6일 다녀오는데 개인경비 조금 더하고 비자 발급료까지 해도 50~55 만원 정도면 갔다 올 수 있을 듯 했다. 저렴한(?) 가격 앞에서... 그러면 안 되는데;; 자꾸 마음이 움직인다.
여행사 사이트에 올려진 일정이 상당히 러프해서, 뭐가 뭔지 좀 알아보려고 웹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흘러 들어간 까페가 '차이나 투어'
중국 동북 지역의 정보를 찾다가 닿게 된 곳인데, 오~ 마침 또 혼자 움직이는 여행자들이 기존의 단체 일정에 꼽사리(?) 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 거다. 중국 현지여행사(랜드사)에서 직접 모객을 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까페였다. 여행 일정도 (국내 여행사 사이트보다) 꽤 자세하게 나와 있다.
보통 여행사를 통해 혼자 여행을 가려면, 표시된 금액에 '싱글 차지single charge'를 더해줘야 한다. 여행사에서 제시하는 경비는 숙소를 2인 1실 기준으로 놓고 산정한 금액이기 때문에, 1인 1실을 사용하게 되면 추가로 돈을 더 내야 하는 거다. 중국에서는 방을 기준으로 요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1인이 묵나 2인이 묵나 금액에 변동이 없다고 어디선가 언뜻 본 것도 같구만.. 그러거나 말거나 여행사에서는 싱글 차지를 부과한다. - -+
까페의 프로그램은 추가 금액 없이 참여가 가능했다. 혼자 여행을 떠나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해서, 까페를 이리 저리 둘러보다가 운영자(가이드) 네이트온 ID가 있길래 등록해봤다.
친구요청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말을 걸어 온다.
사실... 네이트온에 친구 등록을 할 때까지만 해도,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천천히 생각해볼 요량이었다.
헌데, 이 분이 아무래도 여행사 소속이다보니, 상당히 구체적으로 여행 계획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는 거다. '얼결에' 따라서 이것저것 대답하다 보니, 내가 그 일정에 들어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가 차츰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
그 동안 비자가 없거나 그리 까다롭지 않은 나라만 다녀왔기 때문에, 중국 비자를 발급 받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도 (무려 3박 4일이다!!! 물론 하루만에 발급 받을 수 있기도 하다. 돈을 '두 배'로 내면 된다. -_-) 모르고 있었다. 게다가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은 비자 신청 단계부터 더 까다로워져 있었다! 올 초까지는 2인 이상이면 단체비자를 신청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5인 이상만 단체비자 신청이 가능하다. 개인비자 발급료는 무려 3만 5천원이다. (썅-_-) 심지어 개인적으로 비자를 신청하지 못하도록 해놔서, 여행사에 수수료 만원을 얹어줘야만 발급이 가능하다. 결국 개인비자를 발급 받는 데 4만 5천원이나 내야 한다는 거다. (악!!)
까페의 백두산 투어 프로그램에 합류하려면, 비자 외에 이동수단도 직접 알아봐야 한다. 일정이 중국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길게 생각할 것 없이 '선박'이다. 비행기 타고 다른 나라에 들어가는 건 해 봤으니, 안 해 본 걸 해보고 싶었다. ㅎㅎ - 쓰잘데기 없는 이따위 호기심이 좀 많다. 프호호.
다행히(?) 까페 운영자가 선박 운행 정보는 잘 알고 있었다. 배는 비행기처럼 매일 출발하는 게 아니었다. -_- (그것도 모르고 있었다;;) 14일(월) 또는 15일(화)까지 중국에 들어가려면, 12일(토) 대련행 배를 타는 게 좋단다. 14일 출발해 15일에 단동으로 들어가는 배는 자리가 없을 거라고 한다. 이틀 정도 먼저 들어가서 중국을 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 운영자가 제시하는 스케줄대로 대련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대련행 대인훼리에는 핫라인이 있으니 선박예매는 대행 해줄 수 있다고 한다.
운영자와 네이트온으로 처음 대화를 한 게 7월 6일(일) 저녁이었다. 12일(토) 배를 타려면, 월요일 중으로는 선박을 예약해야 한단다. 비자 신청 서류 중 '왕복교통편 예약증'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누~가~ 중국에서 불법체류라도 할까봐? 벍억!) 심지어 중국에서 머물 숙소 정보까지 제출해야 한다. (이 놈들...)
혼자 떠나보고 싶은 마음은 늘 간절한데, 막상 혼자 떠나려니 망설여지는 것이 女心(...)이다. ㅋㅋㅋ
급하게 같이 일했던 동생을 꼬셔본다. 아직 어려서 해외여행 경험이 없는 동생 녀석(21). 어디로든 떠나고 싶어했던 그녀가 흔쾌히 OK를 날려줬다. 이 때가 이미 일요일 한밤중. - -;;
월요일 - 오전 중 선박 예약 (입금) & 오후에 비자 신청
금요일 - 비자 받고, 환전
토요일 - 출발
비자 발급 기간 3박 4일에서 하루도 남거나 모자라는 거 없는.. 딱 떨어지는 준비 스케줄이다. -..-;;;
중국에 도착했더니 가이드(운영자)가 그랬다.
"○○씨처럼 급하게 오는 사람, 가이드 5년만에 처음 봤어요." ㅋㅋㅋㅋㅋㅋ
이렇게... 그저 '한 번 가 볼까?' 생각했던 백두산.
여행객 유치에 열씸인 가이드를 만나 슈슈슉 샤샥 급하게 떠나게 된 거다. 크하핫.
'v.여행하다 > 백두산 '08' 카테고리의 다른 글
Day 1: On the way - 대인훼리: 인천 ↔ 대련 (2) | 2009.01.26 |
---|---|
Itinerary - 생애 첫 패키지 투어 (0) | 2009.01.26 |
Ready - 중국이냐, 고구려냐 (0) | 2008.08.05 |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
TAG
- 도톤보리
- 오사카단골집
- 헝거게임
- 뮤지컬
- 이제훈
- 오사카
- 마블
- 밀크레페
- 캡틴 아메리카
- 붓카케
- 난바
- 마카오
- 홍콩
- 교토
- 더시티베이커리
- 일본여행
- 블랙 위도우
- 푸켓
- 하브스
- 어벤져스
- 송강호
- 푸켓 여행
- 하가쿠레
- 휴앤힐링스
- 아이언맨
- 제주여행
- 닉 퓨리
- 우메다
- 히가시노 게이고
- 헐크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