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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23일) KBS 미디어포커스를 통해 방송된 얘기이다.
조선일보의 현란한(?) 왜곡의 기술을 잊지 않기 위해, 그 뻔뻔함을 기억하기 위해 기록한다.

방송 동영상 및 스크립트 전체 내용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약 10분)

이 유치한 왜곡 기사의 발단은 "법원이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안진걸 조직팀장에 대해 구속 50여 일만에 보석을 허가"했기 때문이다.




판사의 실명과 사진을 모두 공개해주는 센스를 갖춘 조선일보. (기사 읽기)

그래서 나도 찾아봤다. ㅋ

 [사진=조선일보 정상진]

76년생. 한국외대 정외과 졸업. 2003년 12월에 입사했단다. (여기에서 참고함)
본인의 신념과 관계없이 '데스크가 쓰라는 데로 쓰는' 평기자들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역시.. 조선일보에 대해서는 한낱 월급쟁이일뿐인 평기자라해도 그다지 안타까운 마음은 생기지 않는다.

언론 언저리에서 일하다 보면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것이 진정 뼈저리게 느껴질 때가 있다.
가장 쉬운 예는 '말했다(said)'라는 팩트(fact)가 기자의 입맛에 맞게 다양하게 변용되는 경우.

"..."라고 주장했다. 반박했다 등 아무렇지 않게 그저 '서술어'인가 보다 하고 지나치는 그 단어 속에 이미 사안의 호불호에 대한 평가(기자의 입장)가 녹아있는 것인데,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그대로 - 혹은 객관적 팩트라고 -  받아들이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편견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거다.

위 기사에서는 아주 노골적으로 기사라기 보다는 사족에 가까운 수준의 평가를 내리고 있는데..

1. 박 판사는 굳이 야간집회 금지조항에 대한 위헌 논란까지 거론하며 안씨의 입장을 두둔한 것이다.

2. "문화제 형식의 합법 집회에 참여하겠다"는 대답은 재범의 위험성을 다분히 내포한 발언으로, 이같은 대답을 듣고도 보석을 허가한 것은 재판부가 사실상 재범을 방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 문장들은 기자의 입장에서 코멘트를 한 것으로 노골적인 단어를 골라쓴 것이라 눈에 잘 뜨이니 굳이 더 꼼꼼히 볼 필요도 없는 부분이나,

1. 어려운 의사표현에 감사한다"고 화답한 뒤 2시간여만에 안씨의 보석을 결정했다.

2. 사법부는 현명하게 판단을 하고 있다"고 재판부를 칭찬했다.

3. 불법 촛불시위대의 법 경시 태도와 수사기관 우롱 행위를 조장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위와 같이 누군가가 그저 '말한' 사실에 받아들이는 이의 판단을 덧붙인 서술어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
판사가 '화답'을 했는지, 근엄하게 지적을 했는지, 대충 형식적으로 말했는지는 기사만으로는 알 수 없다는 게 정답이다. 독자 스스로 인용된 인물의 '말한 내용'을 모두 종합하여 받아들인 후 답을 찾아야 한다.

뭐.. 신문사마다 저마다의 입장이라는 게 있으니 이 정도는 기자들의 애교라 보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상대의 말을 그대로 전달해야 하는 따옴표 안의 문장까지 제 입맛대로 고쳐 쓴다는 건 명백하게 '왜곡'이다. (알겠냐, 이 멍청한 조선일보야! 왜곡이란 눈에 안 띄게 해야 효과가 좋은 거지... 그것도 모르는 바보들은 이거 읽고 좀 배워라.-_-)

더군다나 이름도 밝히지 못하고 쓰는 사설 따위에서.
(대체 왜 신문 사설이 논설에 좋다는 거냐?)



이 판사는 지난달 23일 첫 공판에선 "법복을 입고 있지 않다면 나도 시민으로서, 나도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라고 하다 말끝을 흐렸다. 자기도 판사 신분이 아니면 촛불시위에 참가하고 싶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셈이다. 그는 ..... "(촛불시위가) 목적은 아름답고 숭고하다"는 말도 했다.

조선일보 사설은 익명성에 기대어 더욱 본격적으로 막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는데, 제 입맛대로 판사의 발언을 요리조리 편집해놓고는 '일반인도 아는 법의 상식도 모르고 법관윤리강령에도 관심이 없는 사람' 취급해 놓고서는 '법복을 벗고 시위에 합류하라'고 씨부려댄다.

재판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던 CBS 기자에 따르면, (전체기사 읽기)

“법복을 입고 있지 않다면 나도 시민으로서 나도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라고 말하다 곧 말 끝을 흐렸다. 박 판사는 곧이어 “하지만 판사는 사회의 중심을 잡기 위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며 “우리는 필연적으로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재판부의 고뇌를 토로했다.

박 판사의 발언은 말 끝을 흐린 채로 끝나지 않았으며
'촛불시위에 참가하고 싶었다'는 구체적인 소망은 공개적으로 밝히지도 않았고

박 판사는 “비둘기처럼 순결하고, 뱀처럼 현명하라”는 성경 구절을 이용해, “목적이 숭고하더라도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 ‘현명하게’ 집회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꼭 불법으로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피고인 측에 물었다.

'숭고하다'가 아니라 '숭고하더라도'라고 "말했다"!!!!!

'아' '어'만 고쳐도 기사의 어조가 달라지는데, 이름 없는 사설이라고 정말로 심하게 마구잡이로 막 써놨다.

이런 난봉꾼들이 설치는 조선일보에 광고를 넣어야 하는 광고주들이 되려 불쌍하다.
자전거 안 주면 독자들을 유혹할 꺼리가 없는 알량한 조선일보가 불쌍하다.

뉴스 공급 중단하고도 잘 나가는 다음(Daum)이 못마땅해서 또 다시 개념은 우주로 날려보내고 수작부리는 쪼잔한 조선일보가 그저 불쌍할 따름이다. (관련기사 읽기)

비응신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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