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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웠던 일탈의 추억을 떠올리며, 희낙희낙 신나게 여행기를 써 내려가야 할터인데,
어째, 꼭, 방학숙제로 밀린 일기를 쓰는 듯, 조금은 쫓기는 기분으로 "급하게" 채워나가는 중인 여행기다. -_-

왜 이렇게까지 쓸데없는(?) 압박감까지 느끼며 여행기를 써야 하는 걸까..도, 잠깐 생각해봤는데..
정보나 주의주장 위주가 아닌... 일기와 같은 내용을 주로 끄적대는 내 블로그의 특성을 고려하면,
또, 지난 여행기를 다시 볼 때 혼자 희죽거리면서 흐믓(^^)했던 걸 떠올려보면...

지금 당장은 부담스러운 글쓰기이나, 결국은 이 여행기를 보며 좋았던 추억을 가장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은 나라는 거. 그러니까 비록 후닥닥 써 내려가든, 충분히 음미하며(?) 쓰든.. 더 이상 게으름 부리지 말고 쓰긴 써야겠다는 결론;; 그래야 중국에서의 일들을 잊어버리기 전에 중국 여행기를 시작할 수 있지 싶다. ^^;
(중국 다녀오자 마자 쓰는 제주도 여행기라니.. 으허헉..-_-)

그리고 매번 쓰다가 중도포기했던.. 일본 여행기도, 많이 늦었지만 기억을 되살려봐야겠다.
결국 그 포스팅을 보고 가장 좋을 사람이 나일 테니까. 에효?!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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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마지막 날! 대망의 '우도'이다.
[1박2일]의 열혈팬인 울 엄마가 가보고 싶어 하기도 했고, '우도'가 좋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고.

오늘은 날도 매우 좋다. 해가 쨍쨍!!
'유동적인 일정'을 지향(!) 했으므로 ^_^;; 배 시간 따위 미리 알아보지는 않았다.
장마철에 간 거라.. 비가 내리면 우도까지는 못 갈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하고 있었고,
처음부터 큰 동선 안에서 날씨와 코스와 맞아 떨어지면 가고, 아니면 안 가고 이런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성산항에 도착해 시간을 알아보니, 바로 15분 후에 배가 있단다.



화장실 들를 여유도 없이, 일단 표 끊고, 차 돌려서 배에 탔다. :)
사진 왼쪽에 보이는 것처럼 멋진(?) 여객선은 아니었음. ㅎㅎ



우도에 내리자마자 찾아간 곳은 '톨칸이' - '소의 여물통'이라는 뜻의 제주도 방언이랜다. 그 앞에, 뭐가 뭐를 닮아서 어찌어찌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명을 담은 안내판이 서 있는데.. 주변경관이 아름답다는 생각은 했어도;;; 뭐가 뭘 닮았는지는 사실 잘 파악이 안 됐다. -.-;; 그저 그려러니...;; 사실, 뭔지도 모르고(...) 그냥 화살표 따라 움직이다 보니 도착한 곳이었다;;



톨칸이 가는 길에 전도연 주연의 영화 <인어공주> 촬영장이라는 안내판도 있었다.
남들 다 왼쪽으로 핸들을 꺽을 때... 혼자 오른쪽으로 핸들을 꺽었더니 우연찮게 잠시 들르게 됐던 곳이다. 어느쪽이든 한 방향으로 우도를 한 바퀴 돌아볼 생각으로 갔던 것인데... 쭈욱 이어지는 길이 아니었다. 차를 되돌려 나가야 했던.. -..-; 사진에는 멀~리 성산일출봉도 보인다. ^_^

차를 돌려 다시 항까지 간 후, 남들 다 갔던 방향으로 들어섰다. ㅎㅎㅎ
우도에서 그렇게 좋은 해안도로를 달릴 수 있을 줄 알았더라면! 제주도에서 해안도로를 그렇게까지 고집하지 않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드는 아름다운 해안가를 따라 잠시 달리다보니...



너무도 아름다운 모래사장. "서빈백사"가 나온다.

사진으로 보면 꽤 넓은 듯 한데, 실제로는 아주 작은 해수욕장이다. 케이블TV의 [1박2일] 재방송을, 수십(!)번이나 질려하지 않고, TV에서 나올때마다 꼭 꼭 챙겨보는 우리엄마. "1박 2일에서 볼 때는 아주 큰 줄 알았더니 작더라."며.. 기대보다 작다고 중얼중얼 투정이다. 나 역시 [1박2일]을 빠짐없이 챙겨 보는 팬이지만... 난 서빈백사가 나왔었는지는 기억도 잘 안 나던데.. -_-

엄마를 보고 있노라면, [1박2일] 멤버들과 울 엄마 밥 한 끼 같이 먹도록 해주고 싶다. ㅎㅎㅎ
'1박2일'은 울 엄마의 일상생활에서도 종종 인용(quoation)의 대상이 될 정도라서.
김C가 뭐라고 했었는데.. 은지원이 어쨌는데... 등등등.



암튼, 포스팅을 하며 서빈백사(西濱白沙)에 대해 찾아보니... 꽤 어렵다. -_-
뭐.. 무식한 일반인인 내가 보기엔 그저 지나치게(?) 아름다운 모래사장이었는데... ^^;



"서빈백사는 흔히 산호사해수욕장으로 알려져 있으나 해수욕장의 퇴적물은 산호 파편이 아니라 이 일대 바다 속에서 자라고 있는 홍조단괴가 해안으로 밀려와 쌓인 것이다. 홍조류는 덮개형 홍조류의 일종인 리소플름 속(Lithophyllum sp.)으로 분류된다. 이곳의 해역은 수온이 18℃ 정도로 연중 따뜻하고 하천에 의한 토사 유입이 없어 바닷물이 맑은 상태로 유지되므로 홍조류의 서식에 유리하다. 길이 350m, 폭 30m의 포켓비치이다. 홍조단괴로 이루어진 국내 유일의 사례 지역이므로 2004년에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최근 해수욕장을 따라 건설된 호안시설과 해안도로 공사로 홍조단괴의 유실이 일어나고 있다."는 설명.
http://jeju.grandculture.net/gc/contents/contents.jsp?tid=GC01000206

해수욕장에서는 한 무리의 젊은 남녀가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는데.. 그 여유가 어찌나 부럽던지.
아무래도 엄마와 함께 움직이다 보니, 또 렌터카를 이용해 움직이다 보니, 앞뒤생각않고 그냥 확~ 뛰어들어 놀다갈 수 없음이 많이 아쉬웠다. 다음 번 언젠가 해수욕장으로 피서를 떠난다면! 꼭 이 곳으로 오고 싶다. *^_^*



암턴! 서빈백사에 대한 설명을 읽다보니.. '홍조단괴'가 뭔지 궁금해져서 또 찾아봤다. ㅎㅎ

‘홍조단괴’는 해양식물인 홍조류에 의해 형성된 단괴(암층에 속한 여러 모양의 덩이)다. 홍조류가 핵(核)을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조류나 파도에 의해 반복적으로 뒤집히고 구르며 동심원상으로 자라 형성된 덩이를 가리킨단다. http://www.jeju-love.co.kr/skin/shop.php?PG=board&Bdb=c_jeju&page=view&uid=49&cur_page=1

 [사진=홍조단괴]

암튼간에 학술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해변이란다. -ㅂ-
더욱 쉽고 자세한 설명은 여기에서.. - 아주 짧은 글이니 궁금하신 분은 클릭해서 읽어보시라. :)

아, 관련 정보를 찾아다니다 보니 정식 이름은 "우도 홍조단괴 해변"인 모양이다. 흠흠, 참고로 ^+^

아쉬움을 뒤로 하고 서빈백사를 떠나 다시 또 해안가를 따라 천천히 달렸다.



잠시 차를 세워 쉴 곳이 있으면, 바람도 쐬고, 사진도 찍고, 천천히 경관을 즐기기도 하고.



그렇게 길 따라 움직이다 보니 '우도등대공원(우도봉)'에 도착!

성산항에서 배 타면서 받은 간이 지도(우도에서 배 타는 곳을 알려주기 위해 매표소 직원이 건네준 것)에 우도 8경의 위치가 점으로 표시되어 있었는데. 동그라미 섬 그림에 점 몇 개 찍혀 있는, 사실 지도라기보다 약도에 가까운 것이었던지라... 그냥 해안가 따라 한 바퀴 돌다보면 볼 수 있는 줄 알았었다. 지도를 보면 이 우도봉 근처에 8경에 해당하는 여러 경치가 있는 걸로 나와 있는데, (사진 하단부에 보이는) '동안경굴'이라고 써 있는 것 외에 딱히.. 뭐가 어디있는지 잘 찾을 수가 없었다;;;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긴 했는데... <제트보트 타는 곳>이라는 표시와, 보트를 타고 (8경의) 여러 경치를 둘러볼 수 있다는 홍보 문구가 함께 있어서, "보트를 타야만" 다른 경치를 볼 수 있는 건가 보다 하고 마음을 돌렸다. 또, 걱정이 많은 엄마는 행여나 배를 놓칠까봐 후딱 둘러보고 나가자고 재촉하던 중이었고. --+

지금 포스팅을 하면서 찾아보니... 계단을 따라 아래쪽으로 내려가기만 했으면! 적어도 저 '동안경굴(검멀레해안)'은  볼 수 있었던 모양이다. 뒤늦게 조금 아쉬운 마음. 에공~ :p

아무튼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다가 등대가 있는 저 높은 곳으로 오를 수 있는 길이 있어 오르기 시작했다.



으아- 보기보다 은근 경사 있고 힘겨웠다는... -_-
길 중간에서 아래쪽을 바라보고 찍은 샷이다.



이건, 길 중간에서 위쪽 - 올라가야 할 길을 찍은 것.
관광지이니만큼, 사람들이 오르기 좋도록 길은 잘 만들어놨다. :)



오르막길을 다 오른 후, 멀리 바다를 바라보고 또 한 번 찰칵! 바로 바다가 보여 탁 트인 느낌이 참 시원하다.



반대편 모습. 저 멀리 목적지(?)인 등대가 있다. 중간에 황토색 점 같아 보이는 것들은...



소다. ㅎㅎ
드 넓은 초원에서 한가롭게 놀고 있는 소들. 얘들은 스트레스 덜 받아서 맛있는 소가 될 꺼야...란 생각도 했지만 ^^;; 우리 안에 갇혀서 주어진 여물을 씹는 게 아니라, 자유롭게 햇살 아래 풀 뜯는 소들의 모습이 참 좋아 보였다. 자유, 여유로움이 느껴진다고 할까.. 호호.

일단 오르막길을 다 오르고 나서는, 고른 길을 따라 등대까지 가면 되는 거였지만...
힘들어서 그만 가기로 했다. ^_^;;;

사진 몇 장 찍고, 콧구멍에 바람 쫌 넣고 하산!

다시 길 따라 움직이다 보니 '우도등대공원'이라는 화살표가 보인다.

일단 핸들을 꺽어 들어갔더니...?!
아까 그 등대가 보이는!! 하지만 경사는 더 완만하고 넓게 펼쳐진 반대편이 나온다!



우도를 돌아다니는 동안 내내 1박2일팀이 힘차게 뛰어올라갔던 거기가 어디지? 궁금했는데.. '여기'였다.



성산일출봉이 바라보이는 이 끝까지, 1박2일 여섯 남자가 거센 바람과 맞서 뛰어 올랐던.. 바로 그 장소다.



시선을 돌려 섬 안 쪽 - 소들이 자유롭게 놀고 있던 - 을 바라보면, 가 볼까 하다가 포기한 그 등대가 보인다. ㅎㅎ



1박2일팀이 왔다 간 흔적도 남아 있다.

엄마가 자꾸 '승기가 말 탔다'고 해서.. 난 기억에 없는 지라, 듣고 흘리고, 듣고 흘리고.. 그랬었는데,
승기가 정말 말을 탔었구나. 울 엄만 1박2일 멤버들이 어디 가서 뭐 했는지 너무 잘 기억하고 있다. -_-;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말들. :)

자꾸만 배 시간을 걱정하는 엄마 때문에(!), 내가 바람 쐬며 멀리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혼자 슥 내려가서는 빨리 오라고 재촉하는 엄마 때문에(-..-)... 아쉬운 마음을 안고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우도를 돌아보는 데 2~3시간이면 충분하다는 얘기를 듣고 갔는데,
그건 말 그대로 돌아다니며 보는 데 소요되는 시간인거고, 잠시 멈춰서서 음미하기를 좋아한다면! 해수욕장에서 쉬어가고 싶다면! 반나절 이상의 일정을 잡고 보는 게 좋을 듯 싶다.



주차장으로 내려오니, 사람이 있거나 말거나 식사 중인 소들. ㅋㅎㅎ



우도 안녕. 아쉬움을 뒤로 하고 빠져 나오는 길.



자동차들은 요런 모양새. :p


다시 성산항에 내려, 또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달리다보니 수국이 이쁘게 피어있는 곳이 있어, 잠시 내려 사진도 찍고, 또 바람도 쐬고 ^^;
멀리 우도도 다시 한 번 바라봐주고. ㅎㅎ

우도를 빠져 나온 시각이 오후 6시쯤.
비행기는 저녁 8시 45분.

마지막으로 해안도로를 달리며, 어디를 들를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
가는 길에 "해녀박물관"이 있길래 좋구나 하고 들러볼까 했으나, 이미 폐장한 후였다는... -"-;;

지도를 보고 이것저것 찾아 보다가... 도착한 첫 날 근처에도 못 가보고 지나쳤던 '보리빵'에 다시 도전해 보기로 했다. '숙이네 보리빵' 말고, 공항으로 올라가는 길에 들를 수 있는 조천 '덕인당 보리빵'집으로.

아뿔싸! 헌데, 적어온 전화번호로 네비게이션 검색을 해 보니 아무 것도 안 뜨는 게 아닌가? -_-

'○○ 해수욕장 근처'라고 메모해둔 것이 있어서 일단 해수욕장을 찾아 달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뭔 생각으로 그랬는지 모르겠다. --; 해수욕장 근처라고 표시해둔 걸로 보아, 근처가면 보이겠지.. 대충 생각하고 달렸던 것인디... - 어차피 공항 가는 방향이고 하니, 일단 달리고 본 것이었다;;; - 없었다! 해수욕장 앞에 바로 눈에 띄는 보리빵집도 없었고, 더군다나 근처에서 쉽사리 찾을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았다! 으흑.

그리고... 그제서야 떠오르는 114... 으캭! 전화번호 1개를 잘못 적어온 것이다. 쓰읍.....
해수욕장 근처라는 메모는 여행후기 보면서 적어둔 것이었는데.. 근처는 무슨!!! - -^ 해수욕장에서 꽤 멀더구만! 그 후기 주인 찾아가서, 근처라는 말은 지우라고 말해주고 싶다. 으으으.

해수욕장 들렀다 오는 삽질만 안 했으면.. 보리빵을 먹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7시 넘어 '덕인당 보리빵'집을 찾아 갔더니, 이미 문을 닫은 후 였다. ㅠ

두 번의 허탕.

게다가 제주시내에 들어서니 차량도 많아, 생각보다 이동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이제 슬슬 마음도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비행기 못 탈까봐가 아니라, "밥 못 먹고" 비행기 타야 할까봐서. ㅎㅎ
적어온 맛집 중에 제주시내에 있는 맛집이 많았기 때문에, 어디든 꼭 들러서 밥을 먹고 싶었다. 으흠. ^^;

사실, 시간 여유가 상당히 부족했는데, 그 와중에도 '감초식당'을 찾아갔다. 순대(국)로 유명한 집.
허영만의 만화 "식객"에도 등장한 집이라 하고, 다녀온 이들의 평가도 매우 후한 집이다. 값도 저렴!

식당에 머문 시간은 한 10~15분 정도 밖에 안 되었던 같다.
음식이 바로 나오진 않았기 때문에... 실제로 숟가락 든 시간은 5분? --;
순대국과 순대를 시켜, 순대국만 둘이서 나눠서 후닥닥 퍼 먹고, 순대는 포장을 해서 가져왔는데...
가능하면 그 자리에서 다 먹는 게 좋지 싶다. 데워 먹으니까 식당에서의 순대 맛만 못하다는. 흠.

순대국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분간도 못하면서 급하게 먹고 다시 공항을 찾아 가는데,
아아- 이 와중에 네비게이션이 멈췄다. -_-

덕택에 공항 바로 근처에서 삽질 한 번 해주고, 겨우 공항에 도착.

제주공항 면세점 별 거 없다길래, 여유롭게 도착해봐야 심심할 듯 하여 매우 촉박하게 공항으로 들어갔는데...
면세점은 생각했던 것보다 은근 이것저것 갖춘 듯 보였다. 뭐, 멀리서 쓱 보고 지나친게 전부이긴 하지만;;

면세점 외에도 제주 감귤 초콜렛, 향수 등 이것저것 파는 상점들이 있었는데,
쭉 한 번 돌아볼 여유도 없어서 쬐끔 아쉬웠다.


그렇게, 허겁지겁 제주도를 떠나며 여행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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