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아침이 되어 베란다 밖 전망을 확인해봤다.



음.. 역시 바다 전망이라고 하기엔 너무 멀리, 너무 작게 보인다. -_-
내가 이런 저런 숙소를 보는 와중에 전망에 대한 건 헷갈렸을 수도 있으니..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기로 했다.
숙소에 오래 머무는 것도 아니고, 피곤한데다가 날이 흐려 베란다에서 노닥거리기엔 부적절하기도 했으니, 사실 별로 상관이 없기도 했다;;



그래도 숙소 입구에서 바라본 전망은 내가 홈페이지에서 본 것과 똑같았다.
독특한 모양의 산방산. 저 푸른 배경 속에는 풀 뜯어 먹고 있는 소도 있다. 사진 오른쪽 아래 조그맣게 찍혀있다. :)

어제 이마트에서 산 죽을 데워, 꼬마김치와 함께 간단히 아침을 먹고 숙소를 나섰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관광지가 마라도 잠수함이라 일단 한 번 들러봤다.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물론, 지역민으로 보이는 사람들조차 눈에 띄지 않았다. 고요한 아침 풍경.



건물 안 티켓박스로 들어가 물어보니, 파도가 높아서 오늘은 잠수함을 운행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무 것도 가려주는 것이 없는 선착장에 서 있으려니, 바람이 무척 쎘다.
잠시 시원하고도 세찬 바람을 즐기다가, 송악산을 향해 출발했다.



송악산을 가는 길도 해안가 도로였는데, 날은 많이 흐렸지만, 아직 비가 내리기 전이었고, 풍경이 참 예뻤다.
사진 속 바다 속에서 마주 보고 서 있는 녀석들은 "형제섬"이다. 그냥 돌덩인가 했는데.. 송악산 전망대에 가니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



오던 길을 되돌아보니, 이 풍경 역시 그림 같다. 멀리 산방산도 보인다.



다시 가야할 길 - 도로를 찍어봤다. 그저 도로일뿐인데도, 주변과 잘 어울리는 한가롭고 넉넉한 모습이다. :)



송악산에 도착해 전망대를 향해 오르는 길에 마주 친 어린 말. 한가해 보이는 모습이 왠지 좋아 보였다. :p

그리고 이즈음부터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산을 쓰지 않고는 차 밖으로 나갈 수 없을 만큼.
전망대 앞 주차공간에 차를 세우고, 잠시 둘러보는데 바람이 여간 쎈 것이 아니다. 전망대 입구에 "해물파전"을 파는 집(2번째 집)이 있길래 비가 그칠 때까지 파전이나 먹으며 잠시 기다려보기로 했다.

파전의 맛은 괜찮았다. :)
전복 등의 모듬회를 한 접시 만 원에 팔고 있었는데, 모듬회 한 접시를 주문하면 해물파전은 서비스로 나온다고 했다. 엄마도 나도 아침부터 회를 먹을 만큼 입맛이 좋지는 않았기에, 그냥 파전(5,000원)만 시켰는데.. 파전만 주문하는 경우는 잘 없었지.. 싶다. 해물이라고는 오징어 뿐이었던 걸 보면. - 그래도 공짜로 서비스 받는 사람들에게는 별 문제가 아닐테니. 파 & 오징어 조각. 그게 전부였지만, 그래도 맛은 괜찮았다.

가게에서 우비(2,000원/1인)도 팔길래 그것도 구입했다. 바람이 쎄 우산을 들고 다니기도 힘들고, 어차피 지금이 장마철이라고 하니.. 우비 하나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아서였다. 엄마는 날이 차다며, 우비를 입으면 좀 덜 추우니 좋다고 했다. 그렇게 우비까지 챙겨 입고 가게를 나섰는데, 그새 빗발은 많이 약해졌다. 아직까지 하늘에서 띄엄띄엄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기는 했지만.



전망대. 우비 입은 엄니가 보고 있는 안내문에는 이 전망대에서 보이는 여러 섬들에 대해 적혀 있다.





전망대쪽에서 바라본 (횟가게가 있는) 입구 반대편 모습.



산을 내려오는 길에 만난 역시나(?) 한가해 보이는 말씨. 고즈넉해 보이는 풍경 속에서 식사 중. :p



조금 큰 녀석. 이 녀석들이 사색을 할 줄 안다면, 이 곳은 정말 최적의 장소일텐데. ㅎㅎ

날이 궂었는데도, 세찬 바람과 빗방울 따위에 신경이 가지 않을 만큼 송악산은 참 매력적인 풍경을 보여줬다.
추천하고 싶은 곳. :D

이어서 식사를 하기 위해 모슬포항으로 이동했다. 제주도에 왔으니 회를 한 번 먹어보는 게 좋을 것 같았는데...
내가 생선회를 먹지 않기 때문에, 유명한 쌍둥이횟집(1인 20,000원) 등 반찬이 잔뜩 나오는 횟집을 가는 건 좀 부담이 있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이리저리 맛집을 찾아보다보니, 반찬을 줄줄이 서빙해 주는 곳은 아니지만, 나름 갓 뜬 생선회를 저렴하니 먹을 수 있다고 하여 이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또, 모슬포항 주변에는 유명한 밀면집이나 제주도 지역민들이 먹는다는 자리물회를 잘하는 집이 있다고 하여 개 중 선택하기도 좋을 듯 싶었다.

비가 내려서인지.. 내비 녀석이 영 꿈뻑거려댄다. 경로 이탈을 해도 한~~~~~~~참을 지나야 알아채는가 하면, 지금 어디있는지 위치 파악을 빨리 못하고 벙어리가 되어버린다. 쪼오끔, 헤맨 후에 모슬포항에 도착했는데... 막상 모슬포항에서는 꽤 우왕자왕 헤매고 말았다. 골목길이 많은데, 이 느리게 반응하는 내비 녀석이 도통 어느 골목으로 가라는 건지 알 수가 없어서. -_-

그래도 이리저리 가다가 익숙한 식당 이름을 발견하고 그 앞에 차를 세웠다. 지리물회를 먹을 수 있느 식당이라고, 내가 출발 전에 찾아보고 체크해둔 음식점이다. 체크해온 두 개의 음식점이 한 집 거리 건너 옆에 붙어 있다. 차를 댄 옆 쪽의 '항구식당'은 출입문에 "Best 음식점"이라는 스티커가 붙어있다. 여기도 내가 찾아본 식당이었던지라, 저 쪽으로 갈까.. 하다가 그냥 바로 앞의 '돈지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본래 '항구식당'이 더 유명한 식당이다. 출발 전 맛집을 찾아보다가, 제주도에 살고 있는 사람이 운영하고 있는 제주도 내 여러 맛집을 다녀 온 기록을 담은 블로그를 발견했는데.. 정리가 잘 되어 있는 것이 왠지 믿음직스러워 그의 포스팅을 꽤 참고했다. '돈지식당'도 그 블로그에서 발견하고 챙겨두었던 것인데... 항구식당이 붐빈다면, 바로 옆의 돈지식당도 한가롭게 식사를 하기 좋다는 글이 있었다. 

나의 감성이 마이너한 쪽에 매력을 느끼는지라.. 잠시 고민하다가 돈지식당을 택했던 것인데... 어제에 이어, 보통 일반적으로 유명한 맛집이 그래도 믿을만하는 깨우침만을 새로이 얻을 수 있을 뿐이었다. -_-

성게국 6,000원
자리물회 6,000원

가격은 동네 음식점 수준이다. 생선회, 돼지고기 등 관광지 음식보다는 지역민들이 주로 먹는 음식들이 궁금하기도 했으므로, 먹어 본 적이 없는 저 두 메뉴를 시켜봤다.



양이 엄청나다. -_-;;

밑반찬은 깔끔하게 나온다. 내가 회를 먹지 않으니, 자리물회는 국물과 야채 건너기만 맛 봤고, 성게국 정도는 부담없이 먹으리라 생각했는데.. 이것 역시 한 입 떠보니 영... 입에 맞질 않아 주로 흰 밥과 콩반찬으로 배를 채우고 말았다.

성게국 자체가 내 입맛에 안 맞는건가.. 그냥 그러고 있었는데, 식당을 나와 엄마랑 얘기를 하다가 그 이유를 깨달았다.

뭐가 거슬리나 했더니... 음식이 약간 비렸던 거다.
혹은.. 원래 약간 그런 맛으로 먹는 음식일까? -_-?

요리를 쫌 하는 엄마 말에 따르면, 물회도 보통 약간 새콤하게 양념을 하는 편인데, 너무 밍밍하다고 했다. 지금 막 포털을 열고 잠시 다른 사람들의 돈지식당 방문기를 훑어보니.. 그게 제주식이라는 거 같기도 하다. 그래도 엄마와 내 입맛에는 구수하거나 시원하지는 않았는데. -_-

다른 이들의 평가가 꽤 괜찮은 걸 보고는...
우리가 간 날이 비가 와서 그랬을까.. 생각도 해봤다.

"엄마, 원래 비 올 때는 회 종류 안 먹는 거래."
"왜?"
"몰라~ 사람들이 그러던데?"
"아냐, 별 상관없어."

진실은 어디에 있을까;;;

그래도 가격이 착했기에... 다행. ^^; 앞으론 지역민 음식 찾지 말고, 그냥 서울 사람 입맛에 맞는 식당을 다녀야겠구나 생각하며 ㅎㅎ "소인국테마파크"를 향해 출발했다.

2008년 6월 24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