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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by 히가시노 게이고
7/15(토) Fin.
히가시노 게이고는 좋아한다. 한 때 그의 소설을 꽤 찾아 읽기도 했고. 다만, 그의 소설도 그렇고.. 다른 일본 소설들도 그렇고.. 읽기 쉽게 씌어져있어, 부담은 없으나 별로 남는 것도 없는 것 같아.. 어느 때부턴가 그만 봐야 겠다, 생각했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한국에서 개봉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고, 성공리에 모금을 마감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렇게나 인기작품인거야? 하고 궁금증이 생겼고. 마침, 시간이 많아 매일 뭐하고 놀까 궁리하던 중이었고. 그러고보니, 이 책 제목 한 번쯤은 들어본 것도 같고. 원래 좋아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고. 읽어봐야지- 라고 마음 먹은 것은 찰나의 결정.
오히려, 책을 손에 넣는 데 시간이 걸렸다. 보통,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서 사서 읽는데. 나온지 꽤 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중고가가 높아!! 정가 14800원에, 중고가 11000원쯤. 그렇다고 사서 보기는 싫고. 도서관에서 빌려볼까 했더니.. 대부분 대출중. 아- 인기가 있기는 있구나. 비교적 집 앞에 뭐든지 다 있는 역전 다운타운에 데 살고 있건만, 하필 도서관만은 근처에 없어!! 그래도 옆옆 동네 주민센터에 딸린 작은도서관에 1권은 남아 있길래, 땀뻘뻘 꾸역꾸역 찾아가서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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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불행하게도.. 챕터 1을 다 읽기도 전에 '아아- 내 취향의 책은 아니구나' 알아차렸다. 그와 동시에 머릿 속을 스친 또 하나의 책, '비밀'. 이 때도, 시놉시스만 보고도 내 취향이 아니라고는 생각했는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니까, 혹시.. 하는 마음에 (심지어 사서) 봤다. 그리고 역시나 내 취향이 아니었지. 반대로, '비밀'을 재미있게 읽었다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도 비슷하게 취향일테다. 대중적으로는 이런 계열이 한국 사람들에게는 잘 먹히는지도. 둘 다, 꽤 인기.. 있지 않나?
내 취향이 아닌 이유는, 판타지 설정이 포함되었다는 점. 아예 판타지 소설은 아닌데, 현실 바탕 위에 양념처럼 판타지 설정이 섞인.. 요런 거 딱 안 좋아한다;; ('비밀'도 이 지점에서 유사) 게다가, 옴니버스 스타일. 이것도 싫어하는 구성이다. 기본적으로는 낱낱의 이야기인데, 우연처럼 필연처럼 하나 둘 공통점이 섞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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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도 5가지의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약 30여년 정도 차이를 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기적이 일어나는 장소인 '나미야 잡화점'과 근처의 어린이 사회복지시설인 '환광원'을 중심으로. 지역 중심이다 보니 어쩔 수 없다고 할까, 자연스럽다고 볼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오글거리는 기분이 들기도 했던 게.. 결국엔 다섯 가지 이야기 속에 나오는 인물들이 어떤 식으로는 얽혀 있다는 걸 알려줄 때. 다만, 그게 스쳐 지나간 정도라고는 해도 말이다. 인물도 그렇고, 각각의 사건도 그렇고.. 서로 따로 따로 인 줄 알았던 이야기들의 어느 한 귀퉁이가 딱! 맞물리는 걸, 좋게 바라보면, 역시~ 추리소설 전문가 답네! 싶기도 하지만.
낱개의 이야기들은 기본적으로 미담이고, 과거의 인물들이 써서 보낸 고민들을, 현재의 인물들이 받아보고 답장을 해준다는 것이 기본 줄거리. 과거의 인물들은 잡화점의 주인인 나미야 할아버지가 보내주는 답장인 줄 알지만, 현재의 인물들은 그것이 과거에서 온 고민상담 편지인 줄 알고 있다. (그래서 단순한 상담이 아니라 '예언'이 되기도.. 그리고 나는 이런 점이 싫다. 고민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예언이라니.) 책소개에는 별볼일 없는 좀도둑 3인이 고민 상담을 해주면서 성장(...)을 한다, 라고 되어 있던데. 그것은 명백히 오바다. 오바.
현재의 좀도둑들보다는, 과거에 살고 있는 상담자들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다. 비틀즈가 살아 있고, 스마트폰이 없고, 고리타분한 인식이 지배적이고.. 등등 - 그래서 조금은 옛날 감성에 기댄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하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작정한 듯한 걸.. 안 좋아해서, 취향이 아님.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 기조가 빤- 하다고 해야 할까. 그러므로 몰입감이 생기진 않았다. 총 5개 챕터인데, 쉽게 읽히는 글임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한 챕터씩 슬- 슬- 뭉기적거리며 본 것도 그렇기 때문에.
또 하나. 내가 그닥.. 큰 감동을 못 느낀 이유는 사유의 정도 차이. 책 커버 이미지 찾다 보니까, 자동완성으로 '명언'이 함께 뜨길래 검색해봤는데..
내가 몇 년째 상담 글을 읽으면서 깨달은 게 있어. 대부분의 경우,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아.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거야.
누군가에게는 인상적이었던 이런 구절이, 나에게는 더 이상 새로운 발견이 아니다. 위는 한 가지 예일 뿐이고, 독자마다 명언이라고 뽑은 구절은 제각각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런 관점에서도, 이 소설은 전반적으로 큰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적어도 내게는.
<심야식당>도 취향이 아니라서 (결국엔 미담 + 옴니버스 구성) .. 제대로 본 적은 없다만. '심야식당'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소설 또한 취향일수도.
그래도 가벼운 마음으로, 평화롭게 읽기에는 딱 좋음.
무난~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넣어서, 별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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