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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열>

7/5 중계CGV


한줄평: 22살이라니.. 22살이라니.. 22살이냐고??



1. 극중 박열의 나이가 22살이랜다. 포스터의 이제훈을 보고 그 나이 일 거라 예상이 되냐고? 대체.. 


2. 드라마 '시그널' 보는 내내 이제훈의 조금은 어색하고, 일관되게 (녹아들지 못하고) 튀는 연기 때문에, 사실 배우로서 그에 대한 기대가 크진 않았는데. 뭐 그렇다고 송승헌급 발연기라 생각하진 않았어도. 일본어 대사가 많아서 그런가? 캐릭터 자체가 튀는(범상치 않은) 구석이 있어서 그런가, 혹은 감독님이 디렉팅을 잘 하신 건가.. 이번 영화를 보는 동안엔 그의 연기가 그리 거슬리지 않았음. 나름 잘 살린 듯.


3. 그보다는, 일본인을 연기한 한국인 배우의 어색한 한국어가 훨씬 거슬렸는데..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까(?) 참고 보자.


4. 마치 나이가 뒤바뀐 것 같은... 극중 31살의 일본인 검사(예심판사)님 호감이셔. 딱 내놓고 악역 빼고, 일본인에 대해 크게 적대적으로는 그리지 않은 영화. 박열의 대사로도 나오는데, "싸우는(저항하는) 상대는 일본 권력이지, 일본 민중이 아니"라고. 그 시선이 그대로 영화 속에도 녹아 있다.




5. 무능하거나 자기 욕심에만 충실한 일본 내각 중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꿋꿋이 홀로 악역을 담당한 미즈노 남작. 왠지 친근한 얼굴. 일본인인지 한국인인지 알 수 없었는데, 재일교포 3세라고. 너무 대놓고 혼자만 나쁜 짓 하는 역할이라 뭔가 미워할 수 없었어...



6. 그와는 별개로, 일본 내각 장면 나올 때마다 뭔가 웃겼음. 약간 소꿉놀이 보는 기분이랄까;; 자기들끼리는 분명 심각한데... 



7. 아. 근데 옷이나 얼굴은 꾀죄죄한데.. 너무 새하얗고 가지런한 이제훈의 이는 좀 에러 아닌가. 이도 분장 좀 하지 그랬니. (라미네이트 또는 이 성형 한 것이 분명한..)


8. 일부러 서툰 한국어가 좀.. 어색했지만. 여주인공 연기도 좋았다. 울면서도, 열심히 웃는 얼굴이 인상적.



9. 대충, 일제 시대 얘기라는 거 정도 밖에 모른 채 영화를 보러 갔는데. 실화 쬐끔에 MSG 친 영화려니, 했는데. 시작부터 철저히 고증한, 실화에 바탕한 영화라는 안내 자막이 나온다. (동네 극장이라) 몇 안 되는 관객 모두가 빵 웃음을 터뜨린, 이준익 감독이 명장면으로 꼽은, 조선시대 관복을 입고 재판장에 나타나는 박열의 모습 조차, 철저한 고증이 바탕이 된 장면이라고.



10. 언뜻 로맨스 영화 라는 얘기도 있고 해서, 가볍게 보러 갔는데. 커플은 있되 알콩달콩한 사랑 놀음은 아니었으며, 간토(관동)대지진과 6천여명에 달하는 조선인 대학살이라는 무거운 역사를 말하고 있는 영화였다. 


제작비의 한계 때문이었던 것 같지만, 역사적 진실은 대부분 말로 전달되며, 이 점이 오히려 조금 가볍게(?) 사건을 바라 볼 수 있게 해준 듯 하다. 음.. 그러니까, 전반적인 분위기가 덜 무거운 영화로 소비 할 수 있었다고 해야 할까. ※ 아, 근데 감독 왈. '동주' 때 재미없다는 악플(?)이 많아서, 아- 진지한 역사 영화라도 재치와 유머는 필요하구나 생각하게 되었다고 ㅎㅎ 그래서인가 영화의 분위기가 크게 무겁진 않다


한편, 감독이 걱정하듯 말로 다 때우다보니 조금 지루하게 느낀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또 시각적 효과가 약하기 때문에 문제의 역사가 실제로도 엄청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크게 심각하다는 인상은 못 남길 수도 있어 보였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연출(제약) 때문에 박열에 대해 '활동가'라기 보다는 '사상가'라는 인상이 남긴 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며, 개성 있는 인물들이 이런 저런 조합으로 만들어내는 장면들이 잇달아 나오기 때문에 심심할 틈은 없었다고 생각함. 아드레날린이 솟구칠 장면도 없긴 하지만.. 


11. 영화를 보고 나와서 찾아보니, 이 커플의 사진이 세간에 공개되어 당시 꽤나 센세이션 했던 모양인데.. 영화에서는 그 앞단의 이야기를 - 그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장면이라든지 - 주로 다루느라, 사진이 가져온 파장에 대해서는 크게 다뤄주지 않는다. 역시나 한 신문기자의 대사로만 처리한.. 그래서 더욱 그 사진이 그리 중요한 지 몰랐다....; 



 


12. 아마 실제로도 명확하지 않아서 였을 테지만.. 가네코의 죽음에 대해 애매하게 처리 됨. 그래서 극장을 나와 추가로 정보를 찾아본 거기도 한데. 이건 여전히 의문사인 모양.


13. 사회주의니, 아나키스트니.. 요즘에는 명확하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는 이야기. 영화 속에서도 딱히, 잘 말해주지도 않고. 


그래서(??) 사실상 로맨스 영화로 이해될 수도 있긴 하겠다. 나 역시, 관련하여 대단한 이해를 가진 관객은 아니었으나, 시시콜콜 모든 사상적 지식을 알 필요는 없는 영화(상업영화니까 당연하지만)... 


큰 범주에서, 박열은 왜 그런 선택을 했나, 무엇을 위해 싸우나 - 정도만 알면 감상에 무리는 없다.

뭔가 하고 싶은 얘기는 많지만.. 나의 지적 능력에 한계가 오는 것이 느껴진다 - _-a


별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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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키즘을 이해하지 못한, 영화 〈박열〉

http://www.huffingtonpost.kr/jingsan-hwang/story_b_17417722.html


"서사는 어설프고 구성은 엉성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거기다 이렇다 할 미장센도 없어 기억되는 장면도 없다."


리뷰를 적는 동안, 뭔가 해야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는데.. 그게 뭔지 모르겠더라니. 이거였나 보다. 마냥 좋은 얘기만 하려니, 어딘가 한켠 찜찜했던 것. 


영화를 꽤 흥미롭게 봤음에도, 저 말에 매우 공감이 되었다. 동의. 필요한 얘기들은 들어가 있는 것 같지만, 흐름이 아주 매끄럽지는 못하다는 인상은 있었다. 가끔 한 번씩 덜컥거리는 느낌이랄까. 난.. 내가 순간 장면을 놓쳐서 그런 줄. 


특히, 후미코의 열정이랄까 헌신은 크게 공감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인물 성격의 문제라기 보다는.. 역시나 설명이 불충분했다고 봄. 순수하게 영화 속 서사를 따라가며, 그들을 이해했던 게 아니라.. 그냥 '쟤네 어차피 커플이니까'하고, 보는 입장에서 대충 이해하고 넘어갔던 점이 없지 않아 있었지... 


이들의 비장함을 가슴으로 함께 하기에는 이래저래 좀 부족하긴 했던. 적당히 머리로는 따라갔지만.

원래, 역사 이야기 좋아함 + 새로운 인물에 대한 흥미가 더해져, 별점을 후하게 줬던 것 같으므로.. 정정. 


다시,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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