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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0일, 만 2년간 일하던 회사를 그만두기로 하고는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7~10일 정도 홍콩+마카오를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함께 하기로 했던 동생녀석이 비용조달이 불확실하다 하여..
엄마랑 둘이 제주도를 다녀오기로 했다. :D

6월 23~26일까지 3박 4일 일정.

여행 준비는 뭐.. 대충 6월 초부터 시작한 것 같은데…
여행 후기도 읽을 때는 재미있고, 여기도- 저기도- 좋아 보이고 가고 싶고 그랬지만,
자꾸 이것저것 읽다보니 괜스레 머리만 복잡해지는 거 같고 -_-
무엇보다 그 많은 정보들을 다 취합해 일정을 짠다는 게 상당히 귀찮아져서;;;;
어디 어디 가보겠다는 등의 구체적인 일정까지는 준비 못했다;

결국은 어떤 동선으로 이동할지만 결정한 후, 가는 길에 뭐가 있는지 그 중에서 뭘 먼저 볼 지 정도만 생각해뒀다. 그것도.. 이동 중에 경로는 언제든 변할 수 있는 것으로 – 꼭 어디를 가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다닌다면, 그것은 휴식을 떠난다는 여행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 생각했다. ^^ - 대략적으로 여러군데 볼만한 것들이 뭐가 있는지만 확인해두고, 기왕이면 그 중 뭘 보겠다고 생각해둔 게 다였다.

전반적인 큰 그림은 한국관광공사 본사(위치) 빌딩 내 위치한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서울 홍보사무소(위치)에서 “무료로” 받아 온 여행지 정보를 담은 제주 전도와 제주여행 가이드북을 참조해 그려두었다.

이것 저것 여행 정보를 찾아보던 중 제주관광협회 사이트에서 안내 책자를 요청하면 우편으로 보내준다는 걸 읽고는 인터넷으로 접수했었는데, 또 이것 저것 관련 정보를 찾아보다 보니 우편으로 보내주는 데 시간이 꽤 걸리며 서울에도 사무실이 있기 때문에 직접 방문해서 받는 게 빠르다는 거였다.

마침 근무 중이었던 회사도 광화문 쪽이었기 때문에 점심 시간을 이용해 다녀오기로 했다.
서울에 살고 있고, 시간을 내 사무실에 직접 방문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그 편이 훨씬 낫다고 말하고 싶다. 일단, 우편으로 보내주는 것은 여행지 정보를 담은 제주 전도뿐이다. 웹상에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정보들을 일일이 읽고, 위치를 찾아보고 하는 게 상당히 귀찮았던 나에게 ^^; 보다 유익했던 것은 제주도 내 관광지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담아 놓은 제주여행 가이드북이었다. (이건 우편으로 보내주지 않는다;) 제주도에 대한 기본적인 소개로 시작해, 제주도를 크게 네 개의 지역으로 쪼개 (제주시 중심권/서귀포시 중심권/제주서부권/제주동부권) 그 안에서 가 볼만한 스팟spot들을 모두 열거해두었기 때문에 보기에도 상당히 편했다.

참, 홍보사무소의 아저씨도 무지하게 친절하시다. :p 제주여행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다면, 안내 책자만 챙겨올 것이 아니라 아저씨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는 것도 좋을 듯.

[NOTE]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서울홍보사무소
주  소 : 서울시 중구 다동 청계천로 40 한국관광공사 7층 서울홍보사무소
연락처 : 02)3789-8861~3, FAX 02)3789-8864)

제주여행 가이드북을 가볍게 일독하면서, 가보고 싶은 곳의 위치를 찾아 제주 전도에 표시했다. 이동 경로에서 너무 떨어져 있는 곳은 제외하기도 했고,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하면 여행 후기를 찾아 읽었다. 그러다가 가이드북만 보고는 표시해두지는 못했으나, 괜찮아 보이는 새로운 관광지가 있으면 추가하기도 했다.

어디를 가볼지에 대한 일정 준비를 그렇게 마쳤다. ^^;

숙소와 렌터카까지 예약한 후엔 모든 게 귀찮아져서 그 이후론 아예 제주 관련 정보를 찾아보지 않기도 했다;
그러다가 출발 전 주말 괜스레 너무 부실한가.. 싶어 맛집 정보만 추가로 좀 더 알아보았다. 제주도를 여행하면서 비싸고 맛 없는 식사를 할 때마다, 진작에 좀 더 부지런하게 맛집 정보를 찾아두지 않은 게 후회되었는데 -_-
뭐.. 일반적으로 유명한 횟집, 고기집 등엔 가고 싶지 않았고, 그런 가게들을 제외하고 알아본 대부분의 식당은 제주시쪽에 몰려있었기 때문에 변두리(?) 지역의 식당 정보 자체가 충분치 않기도 했었다.

나의 이동경로는 제주 전도를 펴 놓고 보았을 때, 제주국제공항의 왼편으로 제주도를 한 바퀴 도는 거였다. 제주서부 – 중문/서귀포 – 제주동부의 순서. 입장료를 받는 테마파크 보다는 자연 경관을 즐기고 싶었기 때문에, 내륙쪽 관광지보다는 해안가를 따라 드라이브 하는.. 뭐 그런 일정이었다. ^^;


                                                                                                                             출처: jeju09.com

또, 장마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날씨가 좋으면 잠수함, 우도까지 가 보고, 여의치 않으면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리겠다는 풀어헤쳐진(?) 마음가짐도 필요했다.

숙소는,
[DAY 1] 바다스케치 - 산방산 앞에 위치, 송악산 & 마라도 잠수함 근처 (차로 5~10분 정도) * 전자레인지 없음.
[DAY 2] 목화휴양펜션 – 남원큰엉해안경승지 앞에 위치 (차로 2~3분 거리)
[DAY 3] 제주스파리조트 – 일출랜드 근처.. 라고 함; (일출랜드를 안 가서.. -_-) * 바닷가 앞에 위치

숙소에서는 씼고 잠자는 게 주였기 때문에, 특별히 주인들과의 에피소드도 없고 해서.. 세 곳 다 무난하니 좋았다고 본다. 숙소를 선정할 때의 기본 조건이 바다 전망이었는데.. 세 곳 중 실제로 바닷가 바로 앞에 위치한 곳은 – 방에서 바닷가를 볼 수 있는 곳은 - “제주스파리조트”뿐.

<바다 스케치>는 홈페이지에서 사진으로 보기에는 꽤 크고, 전망도 좋다고 생각해서 예약했었는데 기대와는 조금 달랐다. (실제론 아담한 건물 한 채 였고, 바다 전망이라기엔 좀 부족해 보였다.) 그래도 주인 및 관리인으로 보이는 아저씨, 아줌마의 인상이 좋았고, 시설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전자레인지가 없긴 했지만, (세 곳 중 유일하게) 욕조를 갖추고 있어 따뜻한 물을 채우고 잠시 쉴 수 있었던 것은 매우 좋았다.

<목화휴양펜션>은 이름처럼 나무로 인테리어를 한 곳이라 이뻤다. 욕실겸 화장실의 휴지는 두루말이였지만, 방/주방의 휴지는 크리넥스를 둘 정도의 센스도 있는 곳이었다. 다만, 입실할 때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뛰어나와 ‘욕실 청소를 하느라 약품을 발라놔서 바닥이 매우 미끄러우니 조심하라'고 알려줬는데, 살짝 미끄러운가보다 하고 들어갔더만.. 슬리퍼가 아니라 맨발로도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미끄러웠다. 더군다나 처음 도착했을 때 열쇠를 건네 준 아주머니는 욕실 바닥이 미끄럽다는 얘기조차 안 했었는데, 짐 빼느라 그 앞에서 시간을 끌고 있지 않았더라면 (그 남자가 관리실로 오기 전이었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라나..? 엄마는 시설이고 뭐고 다 좋은데, 바닥은 너무 심하다며 이거 하나 빼고 다 만족한다고 투덜거리며 욕실 바닥을 마치 걸레질하듯이 비누에 타월을 묻혀 박박 닦아냈다. 어차피 엄마가 손 걷어부친 일이라 그냥 두긴 했지만, 펜션 측에서 입실 지연에 대한 양해를 구하고 청소해줬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말로 주의만 줘도 될 정도가 아니라, 바닥의 약품을 몽땅 닦아내야 할 정도의 미끄러움이었으니까.

<제주스파리조트>
는 그냥 2인용 콘도였다. 세 곳 중 유일하게 거실과 침실을 분리해놓은.. 일반적인 콘도 시설을 생각하면 된다. 분위기나 인테리어가 중요하다면, 선택하지 않아야 할 곳. ^^; 리조트 앞에는 해안가를 따라 걸을 수 있는 산책로도 있다.

장마철이라 심한 비가 내리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날씨는 꽤 다양했다. 첫 날은 흐렸고, 다음 날은 우비를 입으면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의 가벼운 비가 내렸고, 셋째날도 슬슬 개이면서 햇볕은 너무 심하지 않은 정도였고, 넷째날은 저녁이 되니 팔이 몽땅 타서 살짝 따가울 만큼 해가 강렬했었다.

서울-제주는 ‘한성항공’을 이용해 다녀왔다.
한성항공은 아주 색다른 경험이었고, 그래서 다음 편에 별도로 포스팅하려고 한다. :D

비행기, 숙소, 렌터카, 대략적인 일정까지..
여행 준비는 이렇게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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