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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황태자 루돌프」

10/23 Thu. 8pm



1. 이번 뮤지컬까지 포함해서 '디큐브 아트센터'에는 딱 두 번 가봤는데, 게다가 공교롭게도 두 번 다 공짜표라서 (공짜표니까 거기까지 꾸역꾸역 간 거기는 함..-.,-) 항상 좌석이 2층이었다. 1층에서는 관람을 안 해봐서 호언장담하긴 어렵지만, 어쨌든.. 2층에서 내려다 본 경험으로 말하자면, 공연장은 참 잘 만든 것 같다. 최근에 지은 건물이라서 그런지 (분명 비슷하게 최근에 지은 건물인 것 같은데 다닥다닥 붙여놓은 삼성 블루스퀘어 따위와는 다르다!) 앞-뒤 좌석의 거리 간격뿐 아니라 높이 간격까지 절대 앞 사람 머리통이 거슬리지 않게끔 해놨다는. 그래서 참 마음에 드는 공연장인데... 너무 멀어서 아마 앞으로도 당분간은 공짜표 생길 때나 가겠지 -_- 


2. 공연을 보는 동안 했던 첫 번째 감상은 '아, 무대 예쁘다'였다. 무대 위 장치들 그자체도 세련되었고, 러브스토리를 강조하는 극 답게 아름다운 연출까지. 보는 즐거움은 있었던.


3. 하지만 아쉬운 점이라면, 뮤지컬 넘버가 상당히 평범했던 것.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멜로디가 없다~) 클라이막스나 대표곡 정도는 좀 뮤지컬스럽게, 듣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했는데.. 세상에 불만(?)은 많지만 우물쭈물하기만 하던 황태자가 마침내 변화를 일으키겠다며 연설하면서 부른 (그러니까 나름 대표곡?) 단 한 곡만이 '아 내가 뮤지컬을 보고 있구나~' 싶었고, 그 외 모든 곡들은.. 내가 지금 '아이돌 쇼'보다 재미없는 '가요 쇼'를 보고 있는 건가 싶을 정도로 심심.. 


4. 지난번 뮤지컬 「레베카」를 보고 온 후, 이것저것 관련해서 찾아보다가 같은 제작진이 만든 공연으로 「엘리자벳」을 알게 되었고, '엘리자벳'의 실화가 궁금해져 다시 이것저것 뒤져보다가 아들인 '루돌프' 이야기를 알게 되고 마찬가지로 뮤지컬로 제작되었다는 것까지는 알고 있었다. 이 중 '레베카'와 '엘리자벳'의 제작진이 같다는 정보도 얻었고, 이 일련의 과정 속에서 어쩐지 자연스럽게 '황태자 루돌프'까지 모두 같은 제작진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버렸는데.. (확신이 없긴 했다만) '레베카'의 음악 만큼은 참 좋았던 나로선, 이 뮤지컬을 통해서도 아주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수 있을 걸로 기대했는데.. 지루한 노래 선율은 나의 기대를 와장창 깨뜨려버렸지.. 

* 찾아보니까 역시나, 같은 제작진이 아니다 -_-


5. 안재욱이 나름 노래 잘 하던 걸로 기억했던 만큼, 안재욱은 훌륭. 노래도, 연기도. 그 와중에 왠지 자꾸 노래에 끌려다니듯 애처롭게 부르는 엄배우가 생각났다;;; 우리 엄배우도 가창이 조금만 더 부드러워졌으면 좋겠.. ^_^;; 


6. 줄거리는, 실화 내용을 대충 알고 있어서 그런지, 대충 알고 있던 큰 사건 몇 개 사이사이에 살을 붙여놓은 정도라서.. 음.. 모르고 봤으면 더 재미있었을까? ..나에게는 그저 평이한 수준이었다. 무대 공연이란 게 어쩔 수 없이(?!) 장황한 이야기는 하기 어렵고 인물 성격이나 관계도 어느 정도 전형적으로 (그래야 쉽게 빨리 이해되니까) 표현되고, 이야기 자체의 묘미보다는 무대에서 표현되는 다양한 요소들 - 노래, 연기, 연출 등을 통해 극적 인상을 남기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러므로 이야기가 심심했던 데에는, 뮤지컬 넘버의 심심함이 90%쯤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배우들이 노래를 참 잘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지.......


그리하여 나의 별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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