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뮤지컬「레베카」
2014.9.20 3pm
캐스팅
혹평을 하기에는 음악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극찬을 하기에는 극의 구성이 상당히 지루했던
한마디로 총평하기 어려운 무대 -_-a
그래도 대략.. 별점으로 나타내보면 ★★★
일단, 좋았던 점을 얘기하자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뮤지컬 넘버이다
"그리스", "위키드" 등 소위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라고 하면 딱 들어도 'American-style pop' 같은 느낌을 주는 구석이 있는데, 최근 몇 년간 국내에 들어오는 영/미 이외에서 제작되는 뮤지컬은 일단 뮤지컬 넘버가 색달라 듣는 재미가 있다. 뮤지컬 <레베카>의 경우는 단순히 선율이 신선하다는 것 이외에도, 장엄한 느낌을 준다고 할까? 시종일관 칙칙하게 흘러가는 극의 분위기에 매우 잘 어울리면서도, 노래가 무대를 이끌어 간다고 느낄 정도로 압도적인 데가 있다. (사실 이건 극의 구성 관점에서도 봐야 하겠지만.. 노래가 메인이 되는 구성은 극 자체가 지루해지는 일등 공신이기도 함-.-)
곡 자체가 좋은 것도 있고, 노래에 끌려가지 않고 훌륭하게 소화해낸 배우들의 역량 또한 아름다운 노래로 훌륭한 무대를 만들어내는 데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 세 명의 주연 배우 모두가 멋진 소리를 들려주었다고 생각한다. '엄기준'도 캐스트에 있는 걸 보고 "엄기준 캐스트로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공연을 보고 나니, '엄기준' 캐스트는 소리로 관객을 압도하는 힘은 '민영기'에 비해 한참 부족할 것 같다;; (엄기준 팬입니다만.. 그래도 말은 똑바로 ^_^;;)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공연인 듯.. 화려한 무대 장치와 규모, 영상을 이용한 멋드러진 연출에 '보는 맛'을 느끼다가도, 무대의 85% 가량이 솔로 또는 듀엣의 무대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슬슬 지루함을 느끼게 될 때도, 다시 공연에 집중하게 해 준 단 하나의 힘은.. 뮤지컬 넘버 그리고 그 곡을 훌륭하게 표현해 준 배우들의 소리였다.
하지만, 아무리 뮤지컬이라도 해도 '스토리텔링' 또한 무대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일진데, 뮤지컬 <레베카>에서 가장 소홀했던 게 이 부분이 아닌가 싶다. 특히, 본격적인 갈등 구조나 숨은 이야기를 풀어놓기 전인 1부의 지루함은... 이 때는 아름다운 노래고 뭐고.. '지루해. 지루해. 지루해!!'라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웠다. -_-
엄청나게 뻔한 이야기를, 엄청나게 느릿느릿~ 굳이 안 해도 될 이야기까지 하면서 풀어놓는 느낌이랄까. 사실 2부에서도, 저거 꼭 솔로곡 있어야 하나 싶은 장면이 없던 건 아니었는데, 그래도 그나마 2부는 앙상블 무대 빈도도 높고 해서 참고 볼 수 있는데.. 1부는 체감하기에 솔로(듀엣) 비중이 90~95%쯤 되는 것 같았다.
솔로 장면이라는 것도, 해당 캐릭터의 감정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라거나 극의 전체적인 구성 안에서 필요(?)에 따라 넣어줘야 할 것 같은데.. 소소한 감정이나 앞서 몇 마디 대사를 통해 이미 다 설명한 상황에 대해서까지 장황하게 솔로곡을 불러제껴대니.. 1부를 보는 동안은 살랑 살랑 졸음이 쏟아오는 걸 참아내느라 힘들었다. (1부 끝나고 불이 켜지자 뒷자리에서 제일 먼저 들려온 소리도 '어우.. 나 졸았어'였음--;)
개인적으로는 군무나 떼창을 좋아해서, 앙상블 비중이 높은 공연을 좋아하는데, 이 공연은 앙상블 무대 빈도는 당연히 매우 적었고 (지난 주 본 <조로>와 가장 비교되는 구성) 조연들 조차.. 전체 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미미하다. 그만큼 주연 배우 3인이 혼자 또는 둘(셋)이 만든 장면이 많았음. 그 큰 무대를 휑~ 하니..
배경 설명 정도 밖에 안 되는 이야기를 한시간 이상 들여 길~고 지루하게 펼쳐놓은 1부를 좀 축약하고, 2부의 갈등이나 반전을 좀 더 촘촘하게 풀어놔주면 좋을 것 같다. 인터미션 시점을 조정하거나 2부 앞부분을 1부로 당겨서 구성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데. 인터미션 이후에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위해, 한 시간이 넘도록 뻔한 이야기를 지루~하게 봐야만 하는 건.. 정말이지 싫다 :(
'이야기'의 힘이 약한 것이, 아름다운 뮤지컬 넘버와 화려한 무대에 비해 많이 많이 아쉬운 점.
덧) 가면무도회 장면은 '오페라의 유령'이 갑. 어딘가 쓸쓸한 <레베카>의 가면무도회 장면을 보면서 어쩔 수 없이 비교해서 떠올랐음 -,- 매스커레이~ㄷ~♬
'v.감상하다 > 볼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 (0) | 2014.10.19 |
---|---|
뮤지컬 <조로> (0) | 2014.09.21 |
엣지 오브 투마로우 (0) | 2014.06.07 |
- Total
- Today
- Yesterday
- 붓카케
- 휴앤힐링스
- 도톤보리
- 하가쿠레
- 더시티베이커리
- 제주여행
- 홍콩
- 히가시노 게이고
- 아이언맨
- 송강호
- 교토
- 헐크
- 일본여행
- 이제훈
- 마카오
- 어벤져스
- 하브스
- 푸켓 여행
- 블랙 위도우
- 오사카
- 난바
- 뮤지컬
- 헝거게임
- 밀크레페
- 캡틴 아메리카
- 닉 퓨리
- 푸켓
- 우메다
- 마블
- 오사카단골집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