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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0 Fri. 8PM

w/ Alicia Lee


본격 범죄자 미화 뮤지컬


1. 사실, 처음부터 크게 관심이 가는 이야기는 아니었는데.. 엄배우 때문에 + 50% 할인해주길래 다녀 옴 


2. '밑져도 엄배우'라는 마음이 물론 있긴 했는데, 결과적으로 딱 그랬음 --; (물론 몇몇 좋은, 눈길 가는 조연 배우들도 있었다. 어쨌거나 끝까지 무대에 대한 매력은 못 느꼈다는 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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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항상 느끼는 건데, '별로인 뮤지컬'의 대표적인 특징은 뮤지컬 넘버가 별로다, 라는 걸 공연 초반 10분쯤에 이미 생각해버렸다. 차라리 2막부터는, 그 별로인 사운드에 적응이 되서, 초반보다는 노래에 집중할 수 있었던.. 


4. 그리고 보는 내내 생각한 건, 이거 대체 왜 뮤지컬로 만들었을까? 였다. 뮤지컬이 연극과 다른 점은 음악(노래)과 춤이 있기 때문일텐데.. 사운드 연출이 전반적으로 별로고 - 귀에 꼽히는 넘버가 없기도 한데, 음악이 있음으로 뭔가 더 극이 돋보이는? 사는 부분이 없다고 느낌, 심지어 춤이라고는 할 만한 게 거의 없었다. 음악과 춤이 극적 연출에 효과적으로 쓰이지 못할 거면, 차라리 연극이 낫지 않나? -_-? 


5. 내가 음악 전문가가 아니라, 수려하게 설명은 잘 못하겠다만.. 음악 편곡이 좀 달랐으면 낫지 않았을까? 란 생각도 쫌 함. 약간 정체불명인 - 걸로 들리는 - 장르(?)의 음악이, 좀 산만하게 들린다고 해야 하나.. 무대에 대한 몰입감을 높이는 데 그닥 도움은 안 되는 거 같음.. 아싸리 [시카고]와 같이 192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음악인 것도 아니었고.. 


6. 사운드 전반을 보면, 편곡이나 연출도 썩~ 귀를 뺏길 정도가 아니지만, 넘버들 또한 그랬다. 이건 뭐.. 하모니가 아름다운 떼창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떼창 자체가 없다는 얘기는 아님) 칼군무를 보는 것처럼 한 음을 부르더라도 짜릿함이 느껴지는.. 그런 것도 없고. 대부분의 노래가 솔로 아니면 듀엣인데다가, 그게 그닥 아름답게 들리지가 않았어.. 


7. 노래 말고, 가창에 대해 말하자면. 우선, 가희는 '댄서 출신인데 노래 잘 하려나..' 걱정했던 것보다는 노래도 썩 잘 했다. 연기도 거슬리는 정도가 아니었고.. 첫 무대라는 거 같은데, 잘한 듯 ^^ 이쁘고, 날씬하고, 웃을 때 들어가는 보조개도 귀엽고. 


8. 실상은 난, 가창에 대해서는 가희보다는 엄기준이 엄청.. 거슬렸는데. ㅋㅋ 이 거슬림은 사실.. [삼총사]를 보면서도 좀.. 갸우뚱 했던 부분. 노래를 썩 잘하는 거 같지 않아.. 하고. ㅎㅎ 음정이 틀린다거나 박자를 놓친다거나 삑사리를 내는 등 눈에 띄는 결함(?)이 있는 보컬은 물론 아니라만. 좋은 보컬리스트들이 노래의 주인? 지배자가 되어, 노래를 쥐락펴락하는 느낌으로 전달한다면.. 엄기준은 그냥 well trained 된 정도로 들린다고 해야 하나?  ..열심히 노력한 결과로, 흠 잡을 데는 없도록 했지만, 노래를 좇기 바쁜 거 같이 들리는 보컬. 실제는 어떤지 몰라도, 보고 있노라면 '편안하게 불러요'라고 엄마 미소로 말해주고 싶어진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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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스토리는.. 디테일을 살리기 보다는, 이야기 진행을 위한 굵직굵직한 부분만 살려놓고 나머지는 음악과 춤으로 채우는 뮤지컬의 특성상, 어느 정도 단순화 시키는 게 이해가 되는데도, 너무 뻔하게 흘러가는 거 같아서 좀 지루.. 했다 (다시 한 번, 음악과 춤이 그만큼 부실했다는 얘기도 된다) '두 남녀가 사랑에 빠져 같이 범죄를 저지르다 같이 죽은 이야기' ..라는 정도 알고 가서 보는데, 그냥 딱 그만큼만 얘기하는????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 다니고 간신히 빠져나가고 하는 걸 주로 보여주는 2막이 그래서 좀 더 지루했던 것 같음.. 


10. 그리고, '보니앤클라이드' 실제 이야기 찾아보기 전에, 뮤지컬 보면서도 초큼 그렇게 생각했는데.. 실화 찾아보고 나니 더욱 더 그러함을 알 수 있었던, '범죄자를 어마무시하게 미화'해주는 이야기다. 커플, 사랑이 키워드이다 보니 어쩔 수 없긴 했을테지.. 관객의 공감이 필요하니까. (근데 별로 공감이 안 되는게 이 공연의 에러다, 에러 ㅎㅎ) 


11. 그래서, 두 남녀를 비극의 주인공으로 어필하기 위해, 후반으로 갈수록 어린 시절의 두 주인공을 연기하는 아역 배우가 자주 등장한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라는 가사 들어가는 뮤지컬 넘버 부를 때는, 살짝 그 애절함에 공감할 뻔도 했고. 


12. 근데.. 극중 아역이 12살, 15살이라면서.. 7살, 9살로 보이는 배우들을 투입하는 건 좀.. --; 애들 나이에 맞춰서 극중 나이를 낮추지 그랬어, 차라리.. 


13. 극중, 당시의 사회상을 보여주려는 듯? 비판하려는 듯? 은행을 털었는데 은행에 돈이 없는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어차피 둘이 사랑에 빠졌다는 거는 아까부터 알고 있으니까, 차라리 이런 내용을 좀 더 채워넣었으면 좀 더 풍성한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14. 아, 그리고 불변의 진리????? - 이 이야기는 결론적으로 '여자는 나쁜 남자를 좋아한다'로 귀결되는 거 같음 ㅋㅋ 끝까지 보니를 포기하지 않으려 했던, 착한 남자 테드 또한 중요한 조연으로 솔로나 듀엣을 여러번 했는데.. 테드의 짝사랑도 아까부터 알고 있으니까, 결과적으로 했던 얘기 또하는 것 밖에 안 되는 이야기의 비중을 전반적으로 좀 줄여야 했어, 이 공연은.. --; 


15. "이 세상엔 세 부류 밖에 없어. 총 든 강도, 총 안 든 강도, 그리고 빼앗기는 병신들. 난 차라리 총 든 강도가 될꺼야" by 클라이드 배로우 ..이것도 나름, 그 당시를 보여주는 거라면 보여주는 거고, 살짜쿵 범죄자 미화해주는 대사이기도 하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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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그래도 좀 재미있는 연출이라면 실제 인물들의 흑백 사진을, 공연 내용과 엮어서 무대 뒤편에 쏘아 보여 준 점인데. 영상이나 사진을 무대 뒤편에 쏘아 보여주는 자체가 특색이 있다거나 재미있었다기 보다는, 단순히 배경 역할을 하는 게 아닌, 좀 더 역동적으로 공연 내용과 엮어 보여주었다는 것. 예를 들면, 범죄자 인증(?) 사진 찍을 때, 찰칵하는 소리에 포즈를 취한 배우 뒤편으로 실제 주인공들의 범죄자 인증 사진을 보여주는 식. 다만.. 공연을 보는 동안은 실화라는 점에서 착안한 재미있는(?) 연출법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실제 인물들의 사진을 다시 찾아서 보다 보니.. 해당 사진의 의상이나 사진이 촬영된 포즈를 그대로 무대에서 보여준 게 "우리 이만큼이나 재현했어!"라고 자랑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던 거 같기도 ㅋㅋ ㅎㅎ 


실제 보니 파커 보니 역할을 맡은, 가희 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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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마지막으로, 남녀주인공이 키스 겁~내 자주 한다. -_- 엄기준 외 캐스팅이 대부분 아이돌이던데.. 괘.. 괜찮은건가? -0-ㅋ 엄배우와 가희는, 둘 다 성인된지 한참된 30대라서인지... 찌릿찌릿(?)하게 하드라구.. 췟.. 


18. 아차차, 극중 클라이드가 관객들 대상으로 강도질을 한다. 그것도 두 번이나. 무대를 바라보고, 맨 오른쪽 구역의 왼쪽 앞자리하고, 가운데 구역의 왼쪽 앞이 명당!!! "잘생긴 강도 처음 봐?"라는 명대사도 날려주시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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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 자체가 썩 매력이 없었다는 거지.. 조연이나 앙상블 배우들은 좋았다. 특히, 형 역할을 했던 배우는, 나 분명 어디 다른 무대에서도 본 거 같은데.. 암튼, 보컬도 엄기준보다 편안하게 들렸고 ㅋㅋ 아저씨지만 몸도 좋? 괜찮..고;;; 무튼, 눈에 들어오는 배우였음! 


* 참고로, 역시나 어디 가서 추천 안 하는 [요셉 어메이징]도 볼거리는 충만했고, 귀에 쏙~ 들어오는 대표 뮤지컬 넘버는 있었더랬다.. 


* "보니앤클라이드" 실제 이야기는.. http://bit.ly/1kX1q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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