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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작 영화 '닥터지바고'
1. 잠시나마, 그나마 인간적으로 가장 공감이 갔던.. 이랄까, 현실 감각이 느껴졌던 캐릭터는 코마로브스키였다. 폭력적이고 속물적인, 일반적으로 나쁜 놈이었지만. (순간 내가 너무 자본주의적 인간인건가.. 고민-_-a)
2. 시인이자 의사였던 감수성 예민한 지바고가 전쟁과 혁명이라는 폭력과 야만을 만나면서 괴로워하는(?) 내용이라고 대충 알고 있었는데.. 워낙 '그런 시대'인 탓도 있겠으나, '서사(epic)'가 캐릭터를 먹어버린 듯한 이야기가 되어 버려서, 지바고의 아픔, 고뇌, 사랑을 느끼기엔 역부족이었다. 소설의 줄거리 요약을 읽어보니, 영화 또한 압축의 묘(?)를 발휘하느라 잘라 먹은 내용이 꽤 있는 듯.
3. '압축의 묘'가 절정으로 느껴지는 장면은 세계 1차 대전 종료와 10월 혁명을 호외 한 장 읽어주면서 끝낼 때. 그걸 구구절절히 다루지 않아서 좋긴 했는데, 분명 중요한 시대적 배경이기도 했던 걸 그렇게 날림(?)으로 처리하다니.. 배짱이 좋은 건가. -- 라기 보단, 1960년대는 배경지식이 어느 정도 공유가 되어 있던 시대였겠지, 라고 생각하겠다.
- 다시 보니, 나름 나레이션을 통해 친절한 설명을 시도한 거 같은 부분도 있긴 한데.. 그래도 역시 당시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선지식이 없이는.. 어려워.. 어렵다고.
- 다시 보니, 나름 나레이션을 통해 친절한 설명을 시도한 거 같은 부분도 있긴 한데.. 그래도 역시 당시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선지식이 없이는.. 어려워.. 어렵다고.
4. 그 동안 러시아에 대해서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영화를 통해 본, 자유가 봉쇄 당한 혁명의 시대는, 참, 비참했다. 전염병이 돌아도 돈다고 말 할 수 없고, 쉬쉬하며 굶어죽어 가는 사람들이 있고, 땔감조차 없어 한밤중에 몰래 울타리에서 나무를 뜯어내야 하는, 삶의 비참함. 혁명의 야만성.
- 귀하게 챙겨서 건네주는 선물이 설탕 한 봉지일 때도..
5. 분명 스케일이 큰 영화인데, 지금과는 다른 날 것 느낌이 나는 연출은 오히려 더 인상적이었다. 몇일을 타고 가야 하는 기차 바닥의 밀짚을 버리기 위해 기차 문을 열었더니, 얼어붙은 눈이 하얀 벽이 되어 떡하니 버티고 있는 장면이나, 기차를 기다리며 앉아서 누워서 플랫폼 여기저기를 꽉꽉 채우고 있던 사람들. 기차가 역으로 진입해 들어오자 어떻게든 타기 위해서 우 몰려드는 사람들도. 화려하고 세련되지 않아서 더 와 닿았던 듯.
6. 그래도 역시 옛날 영화이긴 했다. 러닝타임이 3시간이 넘어가는 걸 보고 깜!딱! 놀랐는데, 그래서인지..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무려 인터미션이 있다! '0'
7. 역시나 옛날 영화라서 잔인하거나 야한 장면은 관객의 상상에 맡기는 연출 기법. 그래, 뭐 꼭 하나하나 다 뜯어 보여줄 필요는 없지 말이야.
8. 이것 또한 그 시대 연출 스타일(?)이었는가는 모르겠는데, 장면이 갑자기 휙 바뀌었는데, 마치 좀 전까지 얘기 중이던 같은 맥락의 씬에서 이어지는 듯 태연하게 이어갈 때는.. 뭥미? 뭥미? 뭥미! 했다. 연출이라고 하기엔, 너무, 매끄럽지가 못하잖아.
9. 이것도 옛날 영화이기 때문인지..? 영어 발음을 어찌나 또박또박 차근차근 뱉어내던지. 잘 들린다. ㅎㅎ
10. 참, 서사(epic)가 영화의 많은 부분을 집어 삼킨 덕분에 -- 소설이 워낙 방대한가 부지? -- 지바고와 라라의 사랑은, 영화를 보는 동안 공감해내기에는 어려웠다. 애초에 이런 영화를 좋아할 사람들만 찾아봐선 그런가, 평점은 높네. 높아.
11. 남자 주연배우의 이름은 오마 샤리프. 앗, 화장품 브랜드가 아니었던가? 담배 이름 아니었어?! 이집트 출신 배우라는데, 중동 미남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그런 얼굴. 잠깐 뒤적여 보니 무려 6개 국어를 할 줄 안다고. 그래서, 덕분에 여기저기에서 영화 많이 찍었댄다. 1930년대생인데, 지금까지도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놀라워!)
12. 여자 주연배우 줄리 크리스티. 예나 지금이나, 서구 백인 문화에서 미인이란 금발에 파란 눈인가 보다, 라고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했다는. --; (이쁘긴 함;)
13. 여자 조연배우 대장쯤 되는 제랄딘 채플린. 개성있게 매력적인 생김새. 어힝? 찰리 채플린 딸이란다. 엄청 뭔가 있어 보이는 로얄 발레학교 출신. 줄리 크리스티와 제랄딘 채플린은 1940년대생이고 둘 다 지금까지 영화 출연을 하고 있다!
14. 결론. 소설이 원작일 때는 소설이 최고인 듯. 나아아아아아아아중에 원작 소설도 읽어봐야겠어. 얼마나 아름다운 사랑을 하는지 확인해보겠다고. 쫌 나아아아아아아아아중에;;
이상, 뮤지컬 닥터 지바고를 위한 준비 -_-a..
-끗-
이상, 뮤지컬 닥터 지바고를 위한 준비 -_-a..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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