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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처음 교토를 방문 했을 때, 기모노 차림의 게이샤라도 한 번 볼 수 있을까 해서 들러봤던 기온.
하지만, 이미 해가 진 시간이라 어둑하고 활기 없는 거리를 헤집고 돌아다닐 용기(?)도 힘도 딸리는 상황.

시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그 유명하다는 기온 거리가 어디인지.. 찾아볼까 몇 걸음 옮겨보지만, 이내 포기하고 JR 교토역으로 돌아가고 말았었다. (아톰 박물관이 거기 있는 건 줄 알고 그거 보겠다고-_-.. 참고로 진짜 아톰 박물관은 다카라즈카에 있다;)

암튼, 이번 교토 여행의 주목적은 '마이꼬' 공연이었지만, 마침 공연장(미야코 멧세)에서 기온 거리가 그리 멀지 않길래, 이 참에 다시 한 번 기온을 들러보기로 했다.

헤이안진구에서 헤어졌던 친구와는 '요지야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유명한 곳이니 버스 정류장 내리면 대충 보이겠지? 요렇게 안일한 생각으로 갔건만..
바로 보이지는 않더군; (그러나 인내심을 갖고 둘러본다면 금방 찾는 위치이긴 함;;;)

상점가의 판매원에게 요지야 카페 어디냐고 물어보니.. 카페라는 말 때문인지 그런 거 잘 모르겠다는 눈치다; -.-a 다시, 샵, 우리바(売り場)로 재차 물으니 건너편이라고 알려준다.

사람이 바글바글한 요지야 카페.

원래도 화장품에 그닥 큰 관심은 없는 편이라, 대~~~~~~충 (사람이 워낙 많음 --;) 한 바퀴 돌고 그냥 빠져나왔더니, 친구는 그제서야 도착.

나도 이제는 배가 격렬히 고팠기 때문에=_=; 친구가 요지야 카페를 둘러보는 동안 편의점에서 뭐라고 사 먹고 오겠다고 했다. 본래 오뎅이 먹고 싶었는데...... 매장에서 먹어도 되냐고 물어보니까 안 된단다.. 우씨..


그래서 김초밥 도시락 하나 집어 나왔다. 그리고 기온 거리가 시작되는 입구에 서서 우적우적 씹어먹었다;;;;;; 맛은.. 없었음. --;

기온 관광은 이렇게 없어 보이게(?) 시작. -_-
(친구는 헤이안진구 대신 장어덮밥 먹으러 갔다와서 기분 아주 좋아져 있었음 ㅋㅋㅋㅋ)

기온 거리가 시작되는 입구의 횡단보도는 다섯 발자국 정도면 건널 정도로 작지만, 사람도 차도 많이 지나다니기 때문인지 길 양 옆으로 경찰이 두 명이나 서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그 뒤세 서서 신호를 기다리다가 발견한...

여기가 기온(교토) 이구나, 여기가 일본 이구나! 싶은 깜찍한 디테일 ㅋㅋㅋㅋㅋㅋ

교통 정리 중인 경찰의 등짝이다..

참, 일본 애들은 이런 데까지 이렇게 세심하단 말이지.


기온 거리는 사진에서 처럼, 예스러운 느낌이 나는 집들이 좌우로 서 있는 그리 크지 않은 골목길이다. 다른 어느 곳에서보다 기모노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긴 한데.. 이 두 가지 외에는 크게 볼 거리는 없는 듯?

골목에 늘어선 건물들은 음식점, 주점 뭐 그런 종류인 거 같았는데.. 사진으로 보는 것처럼 딱히 간판으로 덮여 있거나 한 것도 아니라서, 그저 그렇게 추측을 할 뿐;;; 게이샤에게 접대라도 받아야, 아~ 이래서 기온이구나~ 할 수 있을려나....................

그냥 골목길 한 번 걷고; 거리를 배경으로 대충 사진 몇 장 찍고 나니... 관광의 끝;;;;;;;;

다시 큰 길(상점가)로 올라가다가, 골목 사이사이 있는 어느 작은 골목 안에, 어느 아주머니께서 기모노 입고 가게 앞을 청소하고 있길래 그 쪽으로 꺽어 봤다. 별 건 없고 -_- 그냥 구불부굴 작은 골목길. 아주 작은 호텔 같은 것도 있었고, 반찬 가게도 있었고.

아무튼 다시 큰 길로 이어지는 길.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상점가 구경................................ and, 쇼핑......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나의 쇼핑 목록 1번, 녹차떡이다... 
일본색이 물씬 느껴지기도 하고, 녹차떡 맛있을 거 같아서 샀는데... (6개 630엔)

나중에 한국 와서 먹어보니 엄청 달다.


'녹차떡'이라고 불리기에는 어던기 아쉬운 구석이 있는...
또 가면 안 사올 거 같다. ㅡㅡ;;;;


어쩐지 너무 달다 싶더니;; 떡이 아니랜다 -0-
친구 말로는 '초코렛'이라는데... 엄청 달긴 했지만, 먹었을 때 딱! 초콜렛이라고 느낌이 오진 않았는데...

"トリュフ"라고 써 있는 걸 찾아보니, truffle라고 나오길래.. 계속 버섯 이름인 줄 알았는데;; 다시 찾아보니;

truf·fle 영영사전 보기
미국 [trʌ́fl, trúːfl] | 영국 [trʌ́fl]

명사
1. [식물] 송로(松露) 일종 (조미료; 진미 하나)
2. 트뤼플, 트뤼프 (초콜릿 과자의 일종)


오호.. 초콜릿 과자가 맞군;;

암튼, 이 놈의 정체가 녹차 떡이든 녹차 초콜릿 이든... 교토에 또 가더라도 얘를 또 사오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것이 중요한 결론임. =_=

길 건너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다 도촬...... 맨발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_=
(게다가 사진 찍고 나서 보니.. 뒤에 지명수배전단까지.. 뭔가 절묘하다 ㅋㅋㅋㅋㅋ)


이어서 들른 곳은 '당고야끼'집.


일본 처음 왔을 때, 도쿄의 편의점에서 당고 한 번 사 먹어 보고.. 그 후로 다시는 관심을 안 뒀었는데..
사람들이 줄 서 있기도 했고, (맛집이라서.. 라기 보다는 그냥 한 번에 사람이 좀 몰렸던 거 같음 ㅎㅎㅎ) 좀 더 맛있어 보이기도 했고, 그 땐 편의점 당고였으니까 이번엔 제대로 한 번 맛을 보는 것도 필요할 거 같기도 하고 해서^^a 도전~!

맛은? 괜찮았다~^^
너무 달지도 않으면서 떡의 맛과 질감도 느껴지는 것이. 당고를 원래 구워 먹는 건지.. 는 잘 모르겠는데, 구웠기 때문에 맛은 더 좋았던 거 같다. (이 집은 나중에 오사카 시내 상점가를 돌다가도 발견. 얘도 일종의 프랜차이즈인가 봄^ㅅ^;)

당고 야끼 입에 물고 도착한 곳은...

쇼핑 목록 2번, 녹차 푸딩


'녹차'와 '푸딩' ---- 왠지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 조합!
그리고 참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저 모형!

그래서 친구랑 각 3개씩 질렀는데 (2개 짜리 3박스 구입) ......
얘도 한국와서 먹어보니.. 맛이 별로다.. 제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행 다녀온 지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집에 남아 있음 ㅡㅡ;;;;;

그러나, 이 때까지 우리끼리는 와~ 교토에 살 거 넘 많다~ 이런 특색(?) 있는 먹거리를 사다니~ 우리 쇼핑 넘 성공적이야~ 이럼서 돌아다니고 있었음..


암튼간, 이 순간에는 룰루랄라~ 기분 좋게 비닐 봉지 몇 개 팔뚝에 끼우고 계속 쇼핑중...

뭔가 악세사리나 디자인 용품을 파는 듯한 분위기의 가게 있어서 들어가서 구경을 했는데, 제품이 뭔가 낯이 익서어 보니 어제 난바 파크스에서 들렀던 '마네키네코노테'였다! 헛+ㅂ+

이렇게 또, 우연찮게 다시 들어간 것도 운명(!)이리라 생각하며.. [그 놈의 운명 ㅋㅋㅋㅋㅋㅋ]
엄니를 위한 '휴대폰 스트랩'을 하나 제작~ 이번엔 알의 단가가 좀 더 저렴한 걸로 골라서 ㅎㅎㅎㅎㅎ
내 것의 반 값 정도로 구입... ^^; (쇼핑 목록 3번;)
 
이제 쇼핑 그만하고 JR 교토역으로 돌아가자며 시버스 정류장을 향해 올라가던 중..

이었지만!! 으잉? 뭔가.. 시식을 시켜주는 듯한 가게를 발견!

사진은 가게 안에서 찍은 것, 바깥에서 지나가다 시식대를 보고 낼름 들어갔다 ㅋㅋㅋㅋㅋ

뭐가 뭔지 모르지만, 일단 시식대인 거 같아서 쪼로로 가서 앞에 섰다. 멀뚱멀뚱 뭘 주긴 하나? 이러고 서 있었니, 귀엽게 생긴 점원이 와서 카탈로그를 펴 놓고 손가락을 가리킨다. 여전히 멀뚱멀뚱 기다리고 있으니, 가리켰던 그 제품을 가져와서 보여주고는 (이게 방금 그거임- 이라는 제스추어) 이쑤시개에 듬뿍 찍어서 건넨다.

오호라! 역시 시식대가 맞는 거였어!!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3-4가지 정도 맛 봤던 거 같은데...
매실장아찌, 매실 차, 녹차 잼, 무 절임 이라고 기억함..
난 본래 짭짤한 종류의 음식을 즐겨 먹지는 않기 때문에 적당히(?) 맛이 괜찮네- 하고 있었고, 친구는 다 맛있다며 감격하고 있었음.. ㅋㅋㅋㅋㅋ

일단, 녹차 잼이 좀 특이하니까 그걸로 하나씩 사기로 했다. (쇼핑 목록 4번)
친구는 무 절임 넘 맛있다고 마지막까지 살지 말지 고민했고.. ㅎㅎㅎㅎㅎㅎ
(담백한? 절임이라 맛이 좋긴 했음^^)

※ 2010/3/29 Update

악!!!! 녹차 떡(살 당시에는 떡인 줄 -_-...), 녹차 푸딩.. 연속해서 녹차 제품을 사다 보니..
요거 살 때 잠시 혼이 나갔었나 봅니다... 떡하니.. 매실을 나타내는 한자가 써 있고..
자세히 보니 병에 그려진 그림이 녹차라기보다는 매실 열매와 같은데.. 왜.. 왜... 왜... T_T
저 때는;; 저게 녹차 잼인 줄 알았을까나..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누군가에게 지적을 받고 나서, 다시 들여다 보니; 이 날 녹차 잼이라고 들고 온 이 녀석은..
청매실(어린 매실, 덜 익은? 매실...) 이군요... 으흠.. 흡... 흐응......

알고 보니 삽질.. 히잉...


심지어, 친구 왈.. 빵에 발라 먹어도 맛이 별로라고... ㅋㅋㅋㅋㅋㅋ (제길... ㅋㅋㅋㅋ)


얘가 바로 녹차 잼~ 약간 시큼한 맛이다... ㅎㅎㅎㅎㅎㅎㅎ
아직 빵에는 안 발라 먹어봤는데.. 제대로 된 맛은 그 때쯤 알 수 있을 듯? ㅎㅎㅎㅎ

귀엽고 친절한 점원 ^____________________^

이 가게가 전반적으로 상당히 친절한 분위기임. 위 사진 찍고 저 뒤에 발(가리개?)만 따로 더 찍으려고 카메라 계속 들이밀고 있었더니, 주방에서 나온 듯한 아저씨가 지나가려다가 보고 바로 멈춰 서서는 사진 먼저 찍으라고 멀찍이 서서 기다려주기도^^

이 사진으로도 그런 친절함이 좀 묻어나지 않나? ^^?


이제 날이 완전히 저물어 바깥이 까맣다.

다음 목적지는 '우메다'. 정확히는 그 동네에 있다는 [리라쿠마 스토어] ㅋㅋㅋㅋ

길 찾기도 귀찮고, 괜히 새로운 길(?)로 갔다가 길 헤매거나 하면.. 그것도 귀찮으니깐..
일단 다시 JR교토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시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종이 한 장을 들고 여기가 맞나, 그 버스 몇 번인가 열심히 찾고 있는 한 한국인 가족(엄마+아빠+딸)이 있길래, 슬쩍 들여다봤다. (참견했다;;)

그들은 한신을 타고 오사카로 돌아가기 위해 길을 찾고 있는 중이었는데... 들고 있던 종이는 한신을 이용해 오사카와 교토를 오가는 방법. 어느 역에서 탈 수 있는지, 뭐 그런 게 정리되어 있는 거였다.

옆에서 같이 찾아 주다 보니까.. 어랏? 한 정거장 정도 더 가면 바로 한신을 타고 오사카로 돌아갈 수 있는 거 아닌가? 게다가 교토로 올 때 와는 다르게 (난바에서 출발함) '우메다'로 가야 하는 우리들에게도 한신은 한 번에 갈 수 있기 때문에 훨씬 간편한 루트라는 거! (저렴하기도 하고!)

크허허- 이번 여행에선, 왠지 이런 소소한 운들이 많이 따라줬다... 결국 우리도 같이 정류장을 찾아본 후에 한신을 타고 우메다로 이동! 오호호호호호호호

이렇게 교토 일정은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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