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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코멧세'를 나와서 향한 곳은 운명처럼 다시 만난(...) 헤이안신궁

저 주홍과 청록색은 하늘빛과의 어울림을 의도한 선택이었을까? 아무튼, 색의 조화가 너무 아름답다!

슬슬 걸어 올라가면서 여행책자를 들춰보니, 헤이안 진구에서 꼭 봐야할 곳은 입장료를 내야 들어갈 수 있는 일본식 정원이란다. "입장료(600엔)가 조금 부담스럽긴 하지만 가보면 결코 후회하지 않은 정도로 아름다운 정경"을 만끽할 수 있다고 써 있다. -_-a

지난 번 교토를 방문했을 때, 입장료로 단 한 푼도 지출을 하지 않았었고 - 거대함이 인상적이긴 하지만, 창경궁하고 비슷해 보이는 신사에 쓸 돈이라고는 1엔도 아까운 가난한 대학생 시절이었다 - 그래서, 이번에는 뭐가 됐든 입장료를 지불하더라도 좀 더 깊숙히(?) 둘러보고 싶었기에,

또, 두 해 전, 도쿄 근교의 가마쿠라에 갔을 때, 어느 신사였던가 (가물가물) 입장료를 내고 둘러본 풍경이 꽤 만족스러웠던 경험도 있었고 해서,

과감하게 600엔의 지출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드디어! 헤이안 신궁 입장~~


.. 했더니, 이렇게 휑~~~~~~~~한 풍경;;;;

그래도 역시, 선명한 색을 자랑하는 건물과 하늘, 몇 그루의 나무가 만들어내는 풍경이 참 마음에 든다.

마치 광장 같은 드넓은 경내 안 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니, 일본식 정원 '신엔'의 입구가 바로 보인다.


경내에 워낙 별로 볼 거리가 없다보니, 굳이 찾으려 돌아다니지 않아도 바로 조우하게 된다... -_-

이 때가 오후 3시가 조금 넘은 시간.
호텔 조식 후 아무 것도 못 먹었기에... 밥 때를 지나 힘이 빠진 친구는, 그깟 정원을 보는데 600엔을 쓰고 싶은 마음도 없댄다. 그래서 40분쯤 후, 기온 요지야 카페 앞에서 만나기로 하고 이 매표소 앞에서 찢어졌다. (정원이라고 하니, 산책하듯 훌쩍 한 바퀴 돌면 되겠거니 하고 생각했었다;)

매표소 근처에 서서 힐끔- 안을 보니 어쩐지 으슥한 느낌을 주는 정원 =_=
그래도.. 여행책자를 믿고, 600엔 투자!


아직 겨울이라 앙상한 나무가지들이 눈에 띄는데,
숲처럼 울창하게 꾸며놓은 정원에 인적이 없다 보니 어쩐지 너무 무섭다 ㅠ.ㅠ

기껏 돈 주고 들어왔더니, 이런 정도란 말이냐.. 첫 인상은 살짝 실망..

그래도 애써(;) 이 정원을 최대한 즐겨보고자 마음을 먹는다! 왜? 돈 냈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별론데?'라고 생각하면 내가 지는 거 같으니까 ㅡㅡ;;;;


다행스럽게도!

안으로 들어갈 수록 조금씩.. 더 멋진 풍경이 나타난다. :D
마치 거울처럼, 주변의 풍경을 '정확하게' 반사해 보여주는 연못도 맘에 든다.


한국인으로 보이는 남녀 커플은 이 징검다리 위에서 사진도 찍어주고 하던데... (부럽 ;ㅁ;)
난, 뭐.. 그냥... 징검다리만 찰칵-_-a

여기까지,

나름 괜찮은 그림들이긴 했지만, 그래도 - 돈을 냈기 때문에 -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오는 풍경이 아닌 이상은, 여전히 여행 책자에 "낚였나" 하고 의심을 아니할 수 없었는데...

바로 그 즈음 만나게 된, '신엔'의 아름다움!!! >_<


크아- 이 멋진 풍경을 즐기기에 40분은 턱 없이 부족한 시간인 것을!
이 큰 연못 근처 산책길에는 군데군데 벤치도 놓여 있는데, 날이 조금 쌀쌀하긴 했지만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잠시 앉아 풍경을 즐기며, 쉬고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넓은 연못을 자유롭게 돌아 다니는 오리만 보고 있어도 시간이 훌쩍 갈 것 같다.

아름다운 씬을 볼 때마다 눈 안에 담아오고 싶은 마음이지만,
아아- 그저 사진으로 남기는 수 밖에, 언제나 아쉬운 마음이다.

역시나, 사진보다 훨씬 아름다운 것이 실재하는 풍경이기에... ^+^


둘 다 로밍을 해 갔기 때문에, 서로 잠시 떨어져 있어도 그닥 걱정이 없다.
(예전에 도쿄에서는 잠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지 못 해 각자 숙소로 돌아온 적이... - 이 때는 친구가 로밍을 안 했었음..)

아무튼, 봄이나 가을쯤 왔으면 너무 좋아서 비명이라도 질렀겠군.. 생각하면서 ㅎㅎ
(가지가 앙상한 겨울도 이렇게 이쁘니 말이다.)

기온을 향해 바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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