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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즈막히 숙소를 나서서는,
하루종일 혼자 거리를 싸돌아 댕기느라 사실 디저트샵에 앉아 천천히 맛을 즐길만한 여유는 없었다.

그래도 홍콩이 '망고 디저트'로 유명하다고 하니, 맛은 봐야겠다 싶어서 주로 숙소로 들어가는 길에 있는 [허유산Hui Lau Shan]에서 포장해다가 숙소에서 먹었다. 딱히 야밤에 배가 고파서.. 라기 보다는, 유명하다는 거 맛있다는 거 현지 사람들이 잘 먹는다는 거 그렇게라도 먹어봐야할 것 같아서 그랬다. -_-a

도착한 첫 날엔 비도 내렸지, 그 전 날 잠을 한 숨도 못 자고 떠난 탓에 머리도 어딘가 딩~ 했지, 딱히 일정을 빡빡하게 짜 온 것도 아니지... 그저 침사추이 시내를 방황하고 말았는데(...)

그 덕분에(?) 이 날만큼은 가게에 들어가서 디저트를 맛 봤다.

캔톤로드에 위치한 '스위트 다이너스티 Sweet Dynasty'


가게 이름이 '다이너스티'라서 겠지.. 금빛으로 인테리어를 해 놨다.
근데 또 이런 인테리어 분위기와는 촘 다르게, 아줌마 아저씨들이 서빙을 하던 곳. 이쁜 아줌마 멋있는 아저씨.. 당연히 아니고, 인상이 아주 험악하게 생긴 아줌마가 바쁘게 돌아다니던 곳;;


디저트샵 치고는 꽤 격식 있어 보여서 처음 도착해서는 깜짝 놀랐음;;;;
더군다나 여행 책자에는 '디저트 전문'이라고 소개되어 있었기 때문에 캐주얼한 분위기일 거라 예상했다는.
디저트만 파는 줄 알고 갔으나, 음식도 서비스한다. 

혼자 떠난 여행에서 안 좋은 점은, 이런 가게에 혼자 들어가니 구석탱이 자리를 준다는 것 =_=
그 외에도 밥 먹을 때 심심한 거 뻘쭘한 거 인증사진 찍어야 할 곳에서도 사진 찍어주는 사람이 없다는 거 등등

Cold Mango Pudding (HK$20)



식사가 가능한 곳인 줄 알았더라면, 여기서 밥도 먹었을 텐데..
이미 [딘타이펑]에서 배는 채우고 온 터라, 망고 푸딩만 하나 시켜먹었다.

격식 있는(?) 집이라서인지, 디저트도 이쁘게 나옴 ^+^

** 에피소드 하나;

가게에 잠시 앉아 있는 동안 급하게 움직이던 서빙하는 아줌마와 화장실 가려고 자리에서 일어선 젊은 총각이 부딪히는 장면을 봤다. 아줌마가 차 주전자를 들고 있었기 때문에 부딪히는 순간 그 뜨거운 찻물이 아줌마쪽으로 살짝 쏟아졌는데. 오~ 아줌마 아주 대놓고 인상 뽝 쓰면서 짜증내더구만. 뭐, 서빙하는 사람이 손님에게 짜증을 내면 어떡하냐는 문제도 있겠지만, 그보다 근본적으로는.. 찻물이 아줌마 쪽으로 쏟아지긴 했어도 본인이 서두르느라 주변을 살피지 않고 몸을 훽 튼 것이 부딪힌 원인이었는데도 그리 짜증을 내더란 거다. 나중에 화장실 다녀오던 길에 그 총각이 살짝 고개를 끄덕여 사과하더군. 이 광경을 중국 문화라고 해석해야 하는 걸까... 잠시 생각에 잠겼더랬다. ㅎㅎ 놀라운 점(?)은, 서비스 차지가 붙는 가게라는 것. 흠.


둘째날부터는 허유산에 들러 take out.


마카오에 갔다가 들어오던 길. 저녁밥 대신 에그 타르트 몇 개로 때웠던 터라 좀 푸짐하게 사왔다.
맨 위의 컵케이크처럼 생긴 녀석은 망고떡(모찌)/HK$25, 아래 두 개는 망고 푸딩/HK$30


이렇게 왼쪽 그릇의 것을 오른쪽 그릇에 부어 먹는다.
허유산의 수많은 메뉴 가운데 다양한 것을 시도해보고 싶었지만,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서(...) 그냥 안전빵으로 망고 Only인 메뉴로만 골랐다. -..-;

뭐가 뭔지 잘 몰라도, 대충 열대과일 종류인 거 같긴 했으나...
Sago가 뭔 과일인지도 모르겠지... Bird's nest가 어떤 맛일지도 모르겠지...
그냥 망고가 만만했다;;;


떡은 2개만 먹고 (주문할 때는 1개짜리인 줄 알았다는 거;;;; 킁.....)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서울까지 들고 왔다. ㅋㅋ 엄마가 맛 보더니 맛있댄다.


특별한 맛은 아니고.. 떡 속에 망고를 넣은 것인데, 나름 괜춘한 맛이다. :p

셋째날, 빅토리아 피크.

야경 보면서 쉬기에도 맞춤이라 하였고, 로컬 커피 전문점을 이용해보고 싶기도 해서 들른 곳

Pacific Coffee Company

커피 음료를 마시고 싶었지만, 요즘 한약 먹는 중이라 커피는 마시지 않는 게 좋다고 해서
망고 음료를 골라봤다.

Mango Mania (HK$32)



크림 올릴거냐 말거냐 물어보길래, 뭐가 더 맛있냐고 반문했더니... 황당한 듯 웃으며 (이런 질문하는 사람이 잘 없겠지.. ㅎㅎ 한국에서도 이렇게 반문하면 일단 당황한다는 ㅋㅋ) 니 좋을대로 하라고 하길래, 뭐든 하나라도 더 맛보자(?)는 맘으로 올려 달라고 했다. ㅎㅎㅎ 생크림 맛이 한국이랑 쫌 다른 듯? 더 맛있었음. ^^

생각해보니, 이 날도 타이청 베이커리 에그 타르트로 저녁을 대신했었.... -.-;;;;

11시를 넘겨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배가 고프기도 했고,
요시노야처럼 중국 현지인들이 가볍게 먹는 음식을 파는 곳처럼 보이는 곳이 있길래
여행 책자에 나와있는 음식점만 다닐 게 아니라 로컬 음식점도 가보자 해서 들러서 죽을 먹었는데

이 때, 아주 절실히 깨달았다.
여행 책자에 설명되어 있던.. '중국 음식은 디저트와 함께 완성된다'는 말의 의미를. - _-
(이 죽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포스팅에서~)

그래서 들어가는 길에 또 잠시 허유산에 들러 작은 미니 푸딩(HK$11)을 하나 구입.




아무래도(?) HK$30 짜리가 더 맛은 좋다.

스윗 다이너스티에서 먹은 건.. 맛이 잘 기억이 안 난다. - -;
여행 첫 날이라, 혼자 음식점에 뻘쭘히 앉아 있는 거 자체가 참 익숙치 않아서 대충 먹고 나온 탓인 듯.

그리고 마지막은,


센트럴 돌아다니다가 사 온 망고/1개=HK$3.5
원래 숙소에서 먹을까? 하고 구입했으나.. 딱히 칼도 없고, 숙소에 돌아와서는 가계부 쓰고 일기 쓰고 딴 짓하느라 정성을 다해 망고를 까먹기가 너무 귀찮았다;;;;;

냉장고에 보관하다가 그대로 서울까지 들고와서 먹었음. ㅎㅎ
맛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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