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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여자는 살찌지 않는다
미레유 길리아노 (지은이) / 물푸레

http://www.aladdin.co.kr/shop/book/wletslook.aspx?ISBN=8981102430











이건, 뭐.. 그냥 고집 부리느라 끝까지 읽었다. -_-a
이 책에 대해 어떤 얘기를 할 것인가는 제목의 하얀 별이 딸랑 1개 있는 데서 이미 짐작할 수 있을 터.

일단 손에 집은 책이라 끝까지 읽어야 할 것 같은 (이럴 때만큼은 불필요한) 책임감 때문에
끝까지 다 읽지도 않은 책에 뭐라고 한다는 건 초큼 양심에 찔리는 구석이 있어서
그렇게 고집 부리느라 어쨌든 끝까지는 읽었다.

이 책을 읽기로 한 건, 웹을 이리저리 떠돌던 중 어느 이쁜 언니의 블로그에서 '다이어트할 때 한 번씩 읽으면서 마음을 새롭게 했던 책'이라고 소개된 글을 봤기 때문이었다. 긴 다이어트를 헤쳐나가기 위한 각성이랄까, 새로운 마음가짐 따위를 갖게해 줄 책이라고 '내 맘대로' 기대했기 때문인지, 책은 여러모로 만족스럽지 않았다. -_-

책에서 전달하려는 메세지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강박적, 인위적으로 다이어트에 매달리거나 어떤 특정한 방법을 찾기 보다는 생활 속에서 스스로 절제하며 까다롭게 먹으라는 것. 헬스클럽에 등록해서 따로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기 보다는 가급적 조금 더 움직이려고 노력하고 4층 정도의 계단은 걸어다녀야 한다던가, 인스턴트 음식이나 냉동음식, 패스트푸드를 먹기 보다는 직접 요 리를 해먹는 것이 좋고 외식을 하더라도 어떤 재료를 쓰는지 따져가며 먹어야 한다는. 다이어트를 한다고 해서 절대로 초콜릿을 먹어선 안된다고 스스로를 옭아매는 식의 다이어트는 자신을 괴롭히는 방법이니, 초콜렛과 같은 것도 먹되 하루 한 조각 정도로.. 비만이 되지 않도록 생각하며 먹으라는 게 저자가 말하는 '프랑스식'이다.

저자는 프랑스인으로 미국인과 결혼하여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인데, 비록 이 책이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출판물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인과는 달리) '프랑스인은 ○○하다'라는 식의 비교우위를 드러내는 표현이 어찌나 많던지 읽는 동안 점점 거슬렸다. 본래 영어로 쓰여졌을 걸 생각해보면 그것이 꼭 우월적 표현은 아니었을지도 모르나, 전체적인 문맥 안에서도 미국인에게 썩 호의적이지 않다는 건 읽어낼 수 있다. (그게 꼭 미국인을 비난하려는 건 아니었다해도)

프랑스인은 냉동식품을 먹는 것보다 신선한 재료를 구입해 직접 요리해 먹는 것이 좋다는 걸 안다.
프랑스인은 배가 부를 정도로 먹는 것이 좋지 않다는 걸 안다.

대체로 이런 식인데...

어떤 음식을 먹든지 - 그게 초콜렛이더라도 - 적당한 양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거나
일시적인 다이어트 방법을 따르기 보다는 생활 속에서 (살이 찌지 않도록) 먹는 습관을 바꾸고 자주 움직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당사자도 덜 괴롭고 보다 오래가는 다이어트법(건강법)이라는 등의 얘기는

미안하지만 하나도 신선하지가 않다.

지금 같이 다이어트, 건강에 대한 이야기가 넘쳐나는 시대에는 '상식'과도 같은 이야기들인데
프랑스인들은 그래야 하는 걸 알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는 얘기를 한 권에 걸쳐 주구장창해대고 있으니..

게다가 꽤 많은 레시피를 포함하고 있었지만 한국인에게는 '생활' 속에서 먹을 만한 음식들도 아니고.
책 속에서 지속적으로 비교하고 있는 미국인들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러고보니, 예전에 읽다 포기한(...) 책 중에도 프랑스인 - 중에서도 여성에 대해 쓴 책(여성, 그 기분좋고 살아있는 느낌)이 있었는데, 그 책의 논조도 참으로 비슷했다. 프랑스 여성은 어쩌고 저쩌고... 본능적으로, 혹은 프랑스 문화 안에서 살아오면서 뭐가 뭔지를 알고 자유롭게 산다는 식의.

어찌보면, 미국인들의 프랑스에 대한 좋은(?) 인식이 바탕이 되어 이런 책들이 나올 수 있는 것인지.. 프랑스 여성에 대한 그 책도 미국인이 쓴 거였고. 아니면, 그런 거랑 관계없이 프랑스인들이 그저 자존감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딴에는 자랑스럽게 이딴 책을 자꾸 쓰는 것인지. -_-

이러다가 프랑스(인) 관련 책들을 점점 안 보게 될까봐.. 그것이 걱정이로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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