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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
7/2 Sat. 7 PM, @블루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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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이미.. 그닥 재미 없다 생각하면서 봤음에도 또, 보러 갔다 -_-;
- 일단 지난 공연은 ‘오리지널 프렌치 캐스트’였기 때문에. (하다못해 영어도 아니다 보니) 들리는 소리부터 이미 까막귀 상태. 자막을 놓치지 않고 꼭꼭 봐야 하는 것부터 꽤나 피곤한 관람이었지만, 자막과 소리를 일치시키기도 어려워서 지금 어디쯤의 대사를 읊고 있는지를.. 막연히 짐작해 가면서 봐야 했다. 디테일을 즐기기 보다는 전반적인 내용을 따라가는 데 만족해야만 했는데. (어순이 다른 언어니까) 소리와 자막이 조금쯤 엇나가면서 진행된다 하여도, 어느 정도 들리고 대충 읽고도 내용 따라가는데 문제가 없는 영어권 오리지널 캐스트와는 전혀 다른 경험. 피곤한 경험. 이것 때문에, 더 나쁘게 기억하게 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한국어 캐스팅으로 보면 좀 낫지 않을까? 극찬을 하는 다른 사람들처럼 나에게도 즐거운 관람이 될까? 하고 기대했더랬다.
- 두 번째 이유는, 말이 필요 없는 뮤지컬 최고 스타. 홍/광/호. ‘홍광호’라면 없던(?) 감동도 만들어주지 않을까 기대했다 ㅎㅎ
결론은.. 그냥, 이런 스타일의 뮤지컬은 내 취향이 아니라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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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My Precious Casts
그 때도 아마 그랬을 건데 (하지만 곧 잊어버렸겠지..) 이번에도 보는 내내, 아아- 뮤지컬을 이렇게 아트! 아트! 아트트트트! 하게 만드는 건 분명 프랑스 놈들일꺼야, 라고 생각했다. (오해마시길! 프랑스는 너무 좋아하는 나라이고, 프랑스 사회/문화를 매우 부러워하며 존중한다. ‘프랑스 놈들’이라는 건 어디까지나.. 관람 후의 마음을 담아 생생하게 전달하려는 표현일 뿐..^-^;)
하여, 찾아봤더니... 역시, 프랑스 작품이었다. 그럴 줄 알았어… 강하게 느껴졌어!!
역시, 프랑스(?)라고 할까. 하나의 뮤지컬 작품으로써.. 그닥 재미가 없다. 난 프랑스라는 나라(사회/정치)에 꽤나 호감을 가지고 있음에도, 얘네들의 영화, 공연 같은 문화 컨텐츠는 항상 별로 재미가 없더라고..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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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뮤지컬은 솔로 노래를 주로 하는 주연 몇 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배우들은 ‘앙상블’이라고도 볼 수가 없는 수준. 합창은 아예 없고, 가끔 소리를 섞을 때는 그냥 군데 군데 코러스 넣는 정도. 심지어 마이크 볼륨 조차 작게 적용되어 있다. 따라서, 소리나 장면 연출을 통한 조화로움 - 하모니를 찾아보기 어렵고 오로지 움직임으로만, 춤으로만.. 마치 아름다운 (아트x아트한) 무대 연출의 배경으로써만 등장하는 그들.
앙상블이 잘 어우러진 무대, 군무가 환상적인 무대를 좋아하는 나로써는 매번 이 점이 가장 큰 불만 요소였는데...
혹시? 싶어서, 공연 끝나고 나오는 길에 캐스팅 보드를 다시 확인해보니… ‘아크로바틱 & 댄서’ ..라고 적혀있네 -_-; 킁.
아아, 그랬구나. 이 무대는 처음부터 ‘앙상블’이 없는 것으로 기획된거였구나;;
뭐, 노래는 좋다. 좋긴 좋다. 주로 솔로곡이라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방식의 뮤지컬이라기보다는 가수 여러 명이 번갈아 나오는 콘써트 무대 같을 때도 있지만. (내 느낌이 그러했고... 나는 이런 뮤지컬은 아무래도 별로다. 쩝.)
내가 좋아하는 <오페라의 유령>의 ‘가면무도회(Masquerade)’나 <위키드>와 같이 화려한 무대 연출은.. 찾아볼 수가 없다. 없지만, 장면장면은 아름답다. 아름답기만 해서, 난 가끔 심심했다.
반복적인 가사를 들려주는 건, 가사에 집중하기 보다 무대를 충분히 보라는 얘기일텐데.. 아트하고 싶어하는 의도는 물씬 풍기는 연출이었으나, 비슷하게 현대 무용으로 꾸민 듯한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장면은.. 결국 종종 나를 심심하게 만들었다. 멋지게 몸을 만들어 시원하게 윗옷을 벗은 남자 백댄서에 시선을 뺏기는 것도 한 두어번이지....
<오페라의 유령> 중 ‘가면무도회(Masquer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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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솔로곡이 매우 많은 구성과 관계가 있는 것일텐데. (그럴려고 의도적으로 이렇게 만든 것일 수도 있는데)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한다거나, 각 에피소드가 매끄럽게 잘 연결된다거나, 캐릭터들의 감정 변화를 유발하는 어떤 사건들을 전달하는 데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은 뮤지컬이더라. 사건의 전개를 보여주면서 서서히 진행되는 흐름이 있고, 그 중간 중간 주요 캐릭터들이 그러한 사건 속에서 느끼는 감정을 애절하게 또는 고통스럽게, 아니면 즐겁거나 행복하게 노래하는 게 일반적인 뮤지컬이라고 한다면.
이 뮤지컬은 각 캐릭터들이 혼자 나와 자기 감정을 노래하는 것이 메인이고, 그러한 노래를 부르기 위해 딱 필요한 만큼만 사건이 펼쳐지는 걸 보여주거나.. 혹은 그 조차도 - 방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조차도, 노랫말 안에 넣어 퉁쳐버린다. -_-;
이런 부분 만큼은, 정말 진짜 굉장히 프랑스가 강하게 느껴졌는데. 뭐랄까.. 개인주의 뮤지컬? 그런 느낌이다 ㅋㅋ
각 캐릭터가 자기 얘기하는 것들을 그냥 붙여 놓은 극.. 이랄까.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앙상블 없는 빈 무대도 많고, 앙상블조차 없을 때는 많아 봐야 한 번에 같이 등장하는 건 3명 정도이고.
그러므로, (의도적이건 뭐건) “스토리텔링”을 위한 연출은 많이 미흡하다. 그러니까, 원작에는 없는 해설자 역할이 따로 필요했을테고. 원작보다 비중이 높게 자주 등장해야 했을테고.
결국, 이야기로써의 장면과 장면 사이의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것인데. 연결 장면이 가능한 짧고, 좀 대충대충 하고 넘어가는 느낌. ("이만하면 방금 뭔 일이 있었는지 이해는 하지?" 이런 거랄까? ㅎㅎ)
이를테면, 자기 할 말을 다 하고 나니 그 자리에서 바로 잠드는 ‘에스메랄다’나 – 그 사이 졸려하는 모습 같은 것도 없다. 그냥 자기 노래 끝나면 군더더기 하나 없이 곧장.. 엎드려 잔다;; 그렇게 누워 있다가, ‘콰지모도’의 노래가 끝날 때쯤 또 혼자 스르륵 타이밍 맞춰 잘 일어나서는 자기 노래를 한다 ㅎㅎ
뭔가.. 각자 자기 얘기 하기 바쁜 것 같아서, 하나의 이야기로서의 감동전달은.. 나는 ‘글쎄.. 잘 안 와닿는데’였다. 같이 사건을 겪고, 감정을 공유하며, 극에 캐릭터에 몰입하고 공감할만한 시간을 안 준다고 해야 하나...
'하나의 드라마'를 연출했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넘버 하나를 노래하는 그 순간, 순간을 떼어내서 보면 아름답고 훌륭한 그런 무대이긴 했다. 한 장면으로서 예쁘기 위해 줄 같은 장치도 많이 쓰고 했으니까.
결국, 다 보고 나와서는.. ‘현대 무용’을 컨셉으로 연출한 뮤직비디오를 세 시간 내내 본 기분이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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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간단하게 메모해뒀던 내용은..
- 에스메랄다(전나영)가 안 섹시했다. 여러 남자들이 반한다는 내용상, 한 눈에 뿅 가는 그런 비주얼이어야 했을텐데…; 나만 이런 생각 한 건 아니라능. 내 옆 자리 관객들도 쑥덕쑥덕 같은 얘기 하더라. 뭐 -3-; 커튼콜 할 때, 앞에서 자세히 보니까 더.. 비주얼이 약하다 싶었다; 멀리서 보긴 했지만, 프렌치 에스메랄다는 확실히 피지컬이 더 나았던 거 같다. 금발이었고.
- 두 번 봐도, ‘페뷔스’ 의상은 별로다. 이러니까 더, 내가.. 이거 현대무용 너무 입혀놨어, 이런 생각 하는 거야 ㅠ_-; 청바지에 흰 티셔츠를 입은 근위대장….
- 김다현, 기대했는데.. 노래가 좀 버겁게 들렸다. ‘그랭구와르’의 넘버가 성대를 젤 많이 갉아 먹는다던데.. 그래서 그런지 아무래도 좀.. 힘들게 쏟아내는 것 같이 들림. 등장 씬도 꽤 많고, 차라리 홍광호가 그랭구와르 역할이었어도 나쁘진 않았을텐데 ^^;
- 홍광호는 뭐, 말할 필요가 없지. 하하하- 알고 가긴 했지만 (두 번째 관람이니까) 역시나.. '콰지모도'의 등장이 너무 적은 게 아쉬웠다.
- 홍광호를 제외하고는 신부님역의 서범석, 집시대장역의 문종원이 성량 좋고, 음정 흔들림 없이 안정적이고, 듣기에 아주 좋았다.
- 전체로 봤을 때, 노래 실력은 ‘프렌치 캐스트’가 대체로 더 좋았던 거 같다. 예술하는 무대에 꽤 지루해하는 와중에도 ‘와~ 얘네들 노래는 진짜 잘하는구나’라는 생각을 자주 한 기억이 난다. 훗훗.
- 주로 단체로 등장해서 한 명 한 명의 얼굴은 잘 보이지도 않는 댄서들 틈에, 휙휙 지나쳐가는 얼굴인데도 익숙함. 보는 내내, ‘쟤, 댄싱9 나온 걔 아닌가?’ 했는데… 맞구나! 남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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