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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5.9
@home
원래 이런 영화 안 좋아한다. 개봉할 즈음, 예고편 광고를 꽤 본 것 같은 기억이 나는데...
여러차례 보면서도 '아 정말 안 보고 싶은 류의 영화다'라고 생각했더랬다.
지금 다시... 당시 포스터를 봐도, 역시나.. '이러니까 안 보고 싶어지지'란 생각이 드는..
타이틀 번역도 그렇고.. 포스터, 트레일러도 그렇고.. '어설프게 판타지가 섞인 현대물' 느낌? 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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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그랬는데..
지난 주 영어 수업 시간에 자료로 등장. 쌤이 괜찮은 영화라고, 좋은 영화라고.. 하기에 관심이 갔고
뭣보다, 요즘이랄까.. 최근 몇 년간 '하릴없이 시간을 죽이는' 삶을 살고 있다는 걸 스스로도 너무 느끼고 있어서, 뭐든 어떤 식으로는 나를 motivate 해줄 수 있는 영화를 보고 싶어졌다. 현재의 이도저도 아닌 상태를 타개할 수 있는 각성(...)이 필요했달까. 여기저기 호평을 받고 있는 「스포트라이트」를 볼까, 이걸 볼까.. 잠깐 고민했지만 결국 이 영화를 고른 것도 결국 그런 이유
제발! 나 정신 좀 차리게 해줘!! (엉엉)
애초에 목적이 entertain 인 영화들 보다야 재미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나름 평점도 꽤 좋길래 그래도 살짜기 기대 했는데..
하지만 시작부터 캐릭터가 마음에 안 듦 -_-
인간이 또릿또릿 하질 못 하고, 멍~ 때리면서 어리벙벙함을 여기저기 흩뿌리고 다니는데.. 시도때도 없이 - 가려야 할 TPO도 가리지 않고 - 마구잡이로 상상력을 펼치는데(?) 이건 뭐 공감도 안 되고, 바보 같아 보이고.. 멈칫멈칫 거리는 게 보는 내가 다 짜증이 나고
대략 결말을 알고 보았는데 (수업에서 자료로 먼저 쓰였으니까)
아니 이거 무슨 여행 권장 영화인건가? 여행 한 번 안 다니고, 집-회사만 반복하며 십수년을 살아온 고리타분한 캐릭터가 여행(이자 모험?)을 떠나고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고리타분함을 벗어던진다는 얘기야 뭐야 .. 라는 삐딱한(...) 마음이 내내 가시질 않았다
많이 자주는 못 돌아다녀도 나름 여기저기 여행도 다녀보고, 또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여행 에세이를 많이 읽은 편이라 뭐가 됐든 전혀 새롭지 않은 메시지
(그 와 중에 그린랜드, 아이슬란드 풍경은 정말 너무 너무 아름답기는 했다. 아이슬란드 여행 권장 영화 같음 ㅋㅋ)
영화 말미에 이르러서야.. 이 캐릭터가 왜 그렇게나 상상을 해대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아무데서나 멍 때리고 있는 건.. 역시 매우 별로임)
삐딱한 마음이 조금 누그러지긴 했지만, 그렇다해도 이게 과연 8점 이상을 받을 영화인가.. 에 대해선 갸우뚱. 물음표.
어려서 가족 부양의 책임을 지게 되어, 꿈을 포기하고 (잘하는 걸 포기하고), 입에 풀칠하는 것만을 삶의 목적으로 '가본 곳 없음, 해본 것 없음, 특별한 일 없음'의 삶을 십수년 살고.. 그 억눌린 욕망(?)을 거대한 상상력으로 풀면서 살아온 월터 미티가
그린란드를, 아이슬란드를.. 여행하고 나서는 그 전에는 말도 잘 못 붙이던 썸녀에게 데이트 신청도 하고, 손도 잡고.. 그지같은 상사놈에게 할 말도 하게 되면서 영화가 끝이 나는데 -_-;
막 대놓고 교훈적인 메시지를 돌출하지 않은 게 덜 촌스럽게 느껴지긴 하는데..
하지만 나는 당췌, 뭘 느끼라는 건지를 모르겠다.......
내가 애초에, 전혀 월터 미티 같은 캐릭터가 아니라서 더 공감을 못 하는 거겠지..
나 역시 직장인이니까, 그렇~게나 찾아 헤매던 마지막호의 커버 사진을 보고는 찡.. 한 마음이 생기긴 했지만.. 과연 2시간을 투자할 가치나 감동이 있는 메시지였는가.. 에 대해서는 negative!
게다가, 찡한 건 찡한 거고..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아. '삶의 정수'니 뭐니.. 해봐야, 그게 밥 먹어주냐.. (당장 영화 속에서도)
밥벌이의 고단함에 치이지 않고 살 수 있는.. 가끔 여행도 좀 다니면서 말이야.. 삶에 그 정도의 여유가 있지 않는 한, 누군가는 너의 노고를 제대로 보고 인정해주었다는 건 그냥.. '애잔한 자가 위안'에 그칠 수도 있다고 본다.
내가 너무 삭막한가? 어쨌든 꿈 같은, 꿈일 수 밖에 없는 얘기를 붙잡고 있는 거.. 안 좋아한다. 대책 없이 긍정적인 사람들도 그래서 싫어함.
문제가 있다면 실질적으로 해결이 되고, 개선이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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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진짜, 진심으로 궁금한 건.. 이 영화를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은 어느 부분에서 어떤 점에서 무엇을 느꼈기 때문인지.. 이다
시비 걸려는 건 아니고, 정말 궁금. 난 감성이 매우 메말랐기 때문에 보여줘도 못 본 건지, 보긴 봤는데 다르게 받아들인 건지 알고 싶으니까
아, 그나저나.. 재미 없게 본 영화에 리뷰 길게 쓰지 말아야지 ㅜㅜ
문득 시간 아깝네...
덧) 영화 색감은 매우 좋음~ 보도자료에서 자주 쓰던 표현인.. vivid color! 딱 그 느낌 ㅎㅎ
덧2) 뭔가 좋은 말을 이어 붙인 것 같은 '라이프' 매거진의 모토에서도 나는 딱히.. 어떤 인상을 받지 못하였다. 무릎을 탁! 칠 수 있는 통찰이 없는 것 같아 보였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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