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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카지 (La Cage Aux Folles)

8/19 Sun 2pm

 

총평: "정성화 없었으면 어쩔 뻔 했니!"

 

 

1. 정성화, 게이클럽, 초연 : 나를 낚은 세 개의 키워드

 

정성화는 성공.

게이클럽은 미적지근.. 평범.

초연이라는데 가장 쎄게 낚였으나.. 큰 의미를 둘 건 아니었던 걸로. 

 

2. 어쩐지

 

무대를 통으로 가리고 이루어지는 장면 전환이나 무대 연출이 요즘 공연에선 보기 힘든 '구식'이라 느꼈지만 그 또한 라카지의 개성이려나 생각하고 봤는데.. 공연 끝나고 뒤져보니 '아.. 1983년에 나온, 무려 30년이나 된 쇼'였던 것. 

 

내 감각이 그리 무딘 건 아니었군? 게다가 가장 최근에 본 공연이 장면전환이 매우 매우 매우 매우 스무드하게 일어나는 ‘위키드’였으니.. 비교가 아니 될 수가 없긴 했지.

 

3. 자꾸 떠오르던 트렌스젠더 쇼

 

가장 눈에 띄었던 '올드'함은 장면전환(연출)이긴 했지만, 게이클럽의 쇼 또한 기대했던 것만큼 화려하거나 세련되진 않았다.  그래도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기는 해 '이런 클럽에서의 공연이라는 게 실제 이 정도인 거겠지?' 하면서 보긴 했는데, 안타깝게도 그 익숙한 느낌이라는 게  '물랑루즈'보다는 지난 해 푸켓에서 본 '트렌스젠더쇼'에 가까웠던. --;  

 

사실 이러한 감상(?)은 무대를 몽땅 가리고 장면 전환을 하는 동일한 연출법의 영향도 큰 거 같은데. 물랑루즈는 영화로, 그것도 수 년 전에 본 거라 사실 쇼 장면이 잘 기억이 안 나기도 했고... 트렌스젠더쇼는 그래도 최근에 직접 본 무대였기도 하지만 역시나 무대 전체를 가리면서 장면이 바뀌었기에 더 그렇게 느꼈을수도. 

 

게다가 깃털이나 의상의 느낌도 꽤 비슷했던.. 트렌스젠더쇼 또한 오리지널이라기 보다는 프랑스 클럽에서 베껴온 것일 테니. 결국 이런 클럽의 쇼라는 게 전반적으로 요런 게 아닐까 싶은 결론으로..? ㅎㅎ 

 

다만, 커다란 뮤지컬 무대에 올려놓으니 클럽스타일(?)의 무대 연출이 좀 작게 느껴지는 거 같은 느낌은 살짝. 요새 어마어마한 규모의 공연도 많고 말이야. 그러고보면 큰 무대를 꽉 채워 쓰지는 않기도 했나.. 

 

4. Oldies but Goodies

 

그런, 약간의 촌스러움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30년이 지난 지금도 무대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이 공연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시대를 초월해 공감 할 수 있는 보편적 메시지’이기 때문일 거다. ‘가족’이라는 거. 한편으로 참 뻔한 얘기인데 (스토리라인이 복잡할 수 없는 특성상 뮤지컬이란 게 대체로 그렇긴 하지만^^) 정성화의 울먹임이 얼마나 가슴으로 와 닿던지 눈물이 몽실몽실. 다시 한 번, 역시 정성화!에 두 손꾸락 팍팍 ^_^)づ 

 

아쉬운 점이라면, 후반부 마무리가 너어어어어무 달려서 간 거. 다 아는 결말이긴 하지만, 너무 '마무리'라는 목적성이 뚜렷하게 다다다다다 달려서 맺어버린 거 같았다.

 

5. 나머지 

 

후기 쓰는 게 왜 이렇게 진도가 안 빠지는 건지~ 공연이 좀 무난하긴 했나.. 뒤늦게 생각이 든다. 남는 건 (다시 한 번) 정성화..

 

반백살-1세로 무대를 누비는 배우 남경주를 보니 뭔가 뿌듯한(?) 감정이 느껴지기도 했다. 저 나이까지 한 길을 걸은 사람에 대한 존중감이 우러러 나온다고 해야 하나. 그 나이에 노래하고 춤 추고 대사 외우고 하는 것에도 박수를 보내주고 싶고. 나도, 살아보니, 그렇게 사는 게 힘든 거더라구. :) 

 

# 드디어 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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