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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逃げるは恥だが役に立つ)>

한줄평: 배가 간질간질 만화 같은 로맨스.. 혹은 소꿉장난

1. 딱 보자마자 원작 따로 있을 것 같은데.. 싶은 얘기. 역시, 만화가 원작이었어. 이런 만화 같은 얘기는 만화로 보는 게 더 재밌는데.. 싶어서 뒤져봤는데. 정발본은 커녕, 불법 번역본조차 돌아다니지 않는구나 T_T 누군가 능력자에게 나의 텔레파시가 닿기를..!

2. '아니.. 그냥 입주 가정부로도 괜찮잖아?' 싶은 설정인데, '계약 결혼'을 하는 커플 이야기. 그래 뭐..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려면 약간 비현실적인 설정도 필요한 법이지, 이 정도는 '시적 허용'과 같이 너그럽게 보아주겠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그 외에도 각종 비현실적인 설정이 난무함 ㅋㅋ (예: 허그 데이 Hug Day)

3. 근데, 그게 일드 보는 맛 아니겠나. 비현실적인 설정이나 스토리를 진지하게 코믹하게 또 귀엽게 실사화 해 놓은 거. 단어 한 마디에 반응하며 간장 병을 손에서 놓친다던가 하는 장면은 너어어어어어무나나아아아아아 만화의 한 장면 같지만, 그걸 또 태연하게 연기해 주니까 피식- 하고 웃음이 나더라고. 귀엽고 ㅎㅎ

4. 재미로 연출한 몇몇 '씬'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 상황적으로도 너무 만화같다 싶은 게 좀 있긴 함. 아무리 '모태솔로' 캐릭터라고 하지만.. 별 희안한 설정이 다 나오니까. 삐뚤어진(?) 맘으로 까자면 한도 없지 뭐 ㅎㅎ

그러므로.. 이런 캐릭터의 남자가 실존한다면, 실제로는 쵸쵸쵸쵸쵸쵸쵸쵸쵸 찌질남일 거다. 드라마니까 귀여워 보이지. ㅎㅎ

아무튼간, '드라마로 보기에는' 상당히 귀여운 남자라는? 안경을 올리는 버릇이 있는 캐릭터인데, 남주가 안경을 올릴 때마다 찰크닥- 하는 효과음이 들어간다. 깨알같이, 빼먹지도 않고. (역시 니뽕~) 왠지 모르게 귀엽게 보이는 행동.

5. 극중 캐릭터라기 보다는, 원래 이 배우가 가지고 있는 특징인 거 같긴 한데. 앞머리를 비스듬하게 자른 게 왠지 맘에 쏙 듦. 되게 멋을 낸 건 아니지만, 멋에 관심이 없지도 않다는 표시 같은.. ㅋㅋ 남자 배우가 (혹은 극중 캐릭터가?) 묘하게 매력 있어서 실제로는 어떻게 하고 다니는가 유툽을 좀 찾아봤는데.. 으음.. 안경 쓴 극중 모습이 훨씬 귀엽더라 (그리하여 새로운 덕질은 시작하지 않았습니다..ㅎ)

아, 그리고.. 남자 배우가 멋있어 보이기 보다 '귀여운' 이유는, 키가 168cm로 그리 크지 않음. (여배우가 더 큼;;) 뭐.. 찌질남 계열이라는 성격적 특징도 있겠고.

※ 남주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싱어송라이터라고 함

6. 여배우도 상당히 귀여움. 알고 보니 2017년 가장 인기 있는 여배우 1위라고 함; 키가 상당히 큰데.. 그 넘의 허그데이 때문에 억지로(...) 남자에게 '안겨' 있을 때마다 보는 내가 왠지 불편. physically 여자가 남자를 안아주는 게 훨씬 자연스러웠을텐데.. 으음.. 아직은.. 으음.. 그런 거.. 으음.. 어려운 거지.. (원작 만화에서는, 남자 키가 더 크긴 함..)

7. 그리고 역시나, 드라마니까 어쩔 수 없었겠지만. 여자가 입고 나오는 옷이 지나치게 좋음. 남 보기에 부부인 척 하려고 계약 결혼을 하고, 실제로는 전업주부랄까 가사를 몽땅 도맡아 하는 업무로 이면의 고용계약을 맺은 두 사람의 이야기인데.. 일반적인 직장에 취직을 못 한, 그래서 이렇게라도 취직을 했어야 하는, 어떻게 봐도 형편이 아주 좋은 여자일 수는 없는데. 그냥 좋아 보이는 옷을 입는 거 까지야 그렇다쳐도, 가사 일을 하기에 상당히 거추장스러워 보이는 의상도 자주 입고 등장. 네.. 뭐.. 그래서 여배우가 계속 이뻐보이긴 합니다만.

8. 오랜만에 '아사다요 오지상' (feat. 키사라즈 캣츠아이) 봐서 반가왔음. 역시나 귀여운 감초 역할 듬뿍. 그 와중에, 바로 지금의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을 한 마디 남겨주심. 극중 대사로. 仕事だけが人生じゃない。

9. 아직 연재 중인 만화라서 일까.. 뒤로 갈수록 약간 힘 빠지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음. (일본에서는 뒤로 갈수록 시청률이 올라갔다고 함) 둘 다 직설적인 캐릭터가 아니라서 그렇긴 하지만, 어느 정도 마음을 확인 한 후에도 빙빙 돌아돌아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좀 답답? 결국 맺고 끊음이 뭔가 분명하지 않았고. 근데 뭐.. 지들끼리는 서로 상대 입장 배려하면서 이해하기는 하더라. ㅎㅎ

10. '전업주부 또한 노동의 가치를 인정 받아야 하는 어엿한 직업'이라는 나름의 주제 의식 때문에, 평범하게 happily ever after 하지 못한 거 같기도... 한데. 한 편으로는, 그거 꼭 의식했어야 하나? 싶은 맘이 듦. 드라마 설명에 '러브 코미디'이지만 전업주부의 노동 가치라든가, 청년 실업, 구조 조정 등 사회 문제 또한 잘 다루었다고 나와 있긴 하지만, 그걸 의식 있게 의도적으로 다루었다기 보다는, 그저 하나의 소재로 써먹었다는 인상이 컸기 때문에. 결국은 '러브 코미디'에 대빵만한 방점이 찍혀 있는 이야기.

11. 아, 근데 로맨스라고 하기에는 참.. 소꿉장난 같긴 함. 겨우, 허그나 하고 말이다. 요즘은.. 유치원 애들도 이 정도 쑥맥(?)은 아닐 거 같은데.... 그리고 이 이야기에서뿐 아니라 일본 픽션에서 '동정'(혹은 '버진')을 부끄러워하거나 미숙하다고 보는 식의 인식이 종종 등장하는데.. 하두 그러니까, 진짜 그렇냐고 일본인 붙잡고 한 번쯤 물어보고 싶을 정도. 첫 섹스가 능숙하지(?) 못할까봐 걱정 (하면서 새로운 갈등을 야기) 하는 건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가요. 독특한 이야기 소재인가? 생각하기에는 너무 광범위하게 써 먹더라니까.

12. 암튼, 순정만화 보는 기분으로 알콩달콩 간질간질 보기에는 제격. 주변인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다 매력 있고. 일드 특유의 과장되거나 말도 안 되거나 살짝 유치하지만, 그게 보는 재미인 특징도 듬뿍 담겨 있는.

별점 ★★★★

엔딩곡 「恋ダンス」フルver. (코이 댄스 Full 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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