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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니비치 Skinny Bitch>

한줄요약: 채식하세요

1. 타이틀만 보면 깡마르게 사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일 것 같지만.. - 서평 등에서는 일반적으로 '다이어트'책이라고 소개하고 있더라만 - 그보다는 '채식'이 책을 관통하는 단 하나의 키워드, 라고 생각된다

아, 물론 채식주의자인데도 뚱뚱한 사람 본 적 있다; 영국인이었는데, 말하는 걸 들어보니... 채식은 채식인데 해시포테이토 같은 튀김을 좋아한다더라...; 채식주의자 = 깡마름, 의 등식이 당연히 성립하지는 않는다는 걸 그 때 알았다. ㅎㅎ

2. 단, 이 책에서는 뚱뚱함 = 건강하지 않음, 날씬함 = 건강함..을 기본 전제로 깔고 있기 때문에 건강한 삶을 만드는 하나의 방편으로 채식을 얘기하고 있기는 하다. 근데.. 톤앤매너가 좀 쎈 편이라, 채식주의를 전파하기 위해 건강을 갖다붙인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

3. 채식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상당히 공격적인 태도로, 자극적인 어휘까지 서슴지 않고 써가며 이야기 하는데.. 그래서 오히려 내 경우는, 그닥 설득되지 않았다(...)

더러운 환경에서 자란 더러운 동물의 고기 또한 더러운 것인데 그걸 왜 먹냐, 살충제를 뿌려서 키우므로 그 살충제를 먹은 동물의 고기를 먹는 것은 인간도 그 살충제를 먹는다는 것과 같다.. 는 등 고기와 유제품을 먹지 않아야 하는 이유로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들이 썩 마음에 와 닿지가 않았다. 심지어, 죽은 고기를 먹는다며 '쓰레기'를 먹는다, '부패한 고기'이다 라고 주장하는데.. "어머! 그랬던 거야??? 꺄악-"이 아니고, "얘네..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하고 심드렁해짐..

채식주의자들이 자주 이야기하는, 비인도적인 공장식 사육 환경에 대한 이야기도 물론 있었음. 꽤 상세히 묘사해주긴 하는데.. - 전기충격기로 기절을 시킨 후 도살하는데 너무 쎄게 기절시키면 고기의 값어치가 떨어진다고 반쯤 기절시킨다, 온 몸을 마비시켜 도살하는데, 마비되었다 해도 아픔을 느낄 것이다 - 역시 와 닿지 않았다. 특히, 마비를 시키지만 온전히 아픔을 느낄 것이다, 같은 부분;; '그렇구나!'가 아니라 '그런가?' 정말?' 정도. 이를 뒷받침 한답시고, 온갖 동물들이 얼마나 똑똑한지에 대해서 이런 저런 연구결과가 있다고 첨언해놨는데.. 으음.. 글쎄, 여전히 갸우뚱.

4. 말했다시피,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쎈 톤앤매너 때문에 균형을 잃은 듯이 보이는 것이, 내가 쉽게 그래그래- 하고 맞장구 치기 어려운 이유. 육류를 먹어서 몸에 좋은 것도 분명 있을텐데..? 응?

인간은 육고기를 먹기 시작하면서부터 더 잘 발달(진화?)하게 되었다는 주장을 반박한다면서, 원시인의 우락부락한 생김새를 보면 그 때도 고기를 먹었을 것이다 - 라고 얘기할 때 1차적으로 큰 '미심쩍음' 발생. 이런 허접한 반론.. 괜찮은 거니?

후반부, 고기에서만 섭취 가능한 비타민이 있는데, 그건 영양제로 섭취라고 할 때 2차로 큰 '미심쩍음' 발발. 이런 점 때문에.. 한 쪽으로만 너무 지나치다,는 인상이 남는다.

5. 물론.. 본인들 주장에 근거를 대려는 노력이 책 곳곳에 있기는 하다. 수많은 영양소 이름과, (음식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의 이름, 여러 연구 및 저서에서 발췌한 코멘트들.

다만, 여전히.. 필요한 것만 떼다 요령 좋게 쏙- 붙이진 않았을까 하는 의심이 살짝 남고 (얘들이 과연 균형잡힌 시각으로 책을 썼을까, 하는 근본적인 의심이 있기에 ㅎㅎ)

6. 그러니까, 육식을 먹는 것과 채식을 하는 것의 장/단점을 어느 정도는 골고루 다뤄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채식을 해야만 한다"는 주장, 이 하나만을 위해 너무 전력질주하는 느낌이랄까

7. 과일, 채소, 전곡 등만을 먹는 채식을 할 때도, 가능한 (살충제 등을 쓰지 않은) 유기농으로, 가공 과정을 거치지 않은 형태로 - 를 권장.

공장에서 만들어 파는 과일쥬스 등은 생산 과정에서 이런 저런 과정을 거치면서 과일이 본래 가지고 있는 영양소나 효소 등이 파괴될 수 있으므로, 주스로 먹더라도 그 때 그 때 본인이 갈아서 먹는 것이 좋다고. 식품영양학에 대해 잘 모르고 들어도, 그건 그럴 거 같긴 한데...

또 하나, 이들의 주장이 뭘 사먹을 때 유해한 성분이나 화학물질이 들어있지 않은지 성분표를 꼼꼼히 보라는 것인데.. 그 모든 것이 과일주스를 매번 직접 만들어 먹는 것만큼 귀찮(...)다는 게 큰 걸림돌이 아닌지;; 가게에 들어가서 성분표 확인하기 이전에, 무수한 성분의 이름을 외우는 것부터 문제가 될 지어다....

8. 채식 얘기를 하면 많이 받는 질문이 "그럼 단백질은 어떻게 섭취해요?"라고 한다.

일단은.. 이들이 주장하는 채식이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마라, 는 아니기 때문에 전곡을 통해서 어느 정도 에너지를 내는 영양소는 섭취할 수 있는거고 (정작 필요한 영양분을 몽땅 깎아내버리는 흰쌀, 흰밀가루, 흰설탕 등을 먹지 말라고 하는 것. 통밀, 현미 등은 OK)

저.. 구성 안에서도 뭔가를 통해 단백질도 섭취가 일정량 된다, 고 했던 것 같은데.......... (가물가물) 암튼, 큰 문제는 없다고 한 듯;;;;

9. 고기에는 소화효소가 없다고 하니, 삼시세끼를 몽땅 고기로 먹는 건.. 삼가하는 게 좋을 거 같긴 하다. 차츰 줄여먹거나, 조금씩만 먹거나.

코미디언 강유미가 이 책을 읽고 채식에 도전했었는데, 한국인의 식생활에서 고기를 빼기가 참 어려웠다.. 한다 ㅎㅎ 고기 정말 많이 먹는다고 ㅎㅎ

10. 고기도 고기지만, 한국인들은 재료 그대로의 신선함을 즐기기보다는, 양념된 음식을 많이 먹는 식문화이다 보니.. 이것도 건강에는 꽤 안 좋을 듯..;;

가볍게 구워서, 소금 살짝 쳐 먹는 것 외.. 채소류를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나..? 채식 관련 사이트를 찾아보면 뭔가 레시피가 나오긴 하겠지만.. 아직, 채식에 대해 그 정도의 열정은 생기지 않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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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에 관심 있고, 식습관을 바꿔서라도 날씬하게 살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면 한 번쯤은 읽어볼만 할지도. 반나절이면 되니까, 부담도 없고.

저자 중 한 명은 나름 식품영양학 공부도 했다고...

하지만, 나를 설득하진 못 했으므로

별점은 ★☆

9/24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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